부산항 크루즈모항을 위해선 크루즈국적선사 육성과 법제정 서둘러야

입력 2013-06-11 20:36  

“부산항이 크루즈시장에서 모항역할을 하기 위해 크루즈 국적선사도 육성해야하고, 크루즈특별법도 제정해야 합니다. 크루즈 전문인력육성도 시급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오래동안 머물도록 부산과 남해안을 잇는 관광상품도 내놓아야합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크루즈 거점항 도약을 위한 ‘부산 크루즈 세미나’에 참석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부산항의 크루즈 중심항 도약을 위해서는 이같은 전략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행사는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일보 주최로 열렸다.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부산, 새로부상하는 크루즈 항만‘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아시아 크루즈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동북아 환적중심항의 명성에 걸맞게 크루즈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크루즈항만건설과 인근 국가간의 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항공과 철도 등 물류중심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부산스타일의 독창성을 갖춘 해양문화상품과 네트워크를 구축,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우리나라 크루즈 육성을 위한 법,제도 발전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전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344척의 크루즈가 운항하면서 2000년 이후 연평균 6.9%씩 증가했다”면서 “크루즈선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크루즈선대를 배치하는 만큼 국내외적으로 상품과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박의 운항과 관련해 해운법,관세법,출입국관리법 등을 개선해야 하고 크루즈내 카지노 제한도 없애야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욱균 아주인센티브 사장은 “부산항이 크루즈 중심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해안의 한려수도 상품 등 다른 항과의 연계상품거리를 만들어내고 전문 가이드도 육성해 외국인들이 흡족하게 국내관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홍콩 가오슝이 새 크루즈부두를 만들었고, 내년이면 부산과 인천 칭다오가 부두를 건설하는 만큼 국내외 경쟁시대에 돌입한다”면서 “허브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사를 유치하고 관광객의 장기체류,가이드양성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의 크루즈 육성발표도 이어졌다.
부르스 크룸린 프린세스 크루즈 부회장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맞는 한국형 크루즈 상품을 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관광상품의 다양화와 항만시설 확충, 고객만족도를 위한 크루즈선사와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 주에 후이 상하이국제크루즈터미널 부총리는 “상하이 크루즈터미널의 발전전략’이란 주제발표에서 “중국은 정부지원과 경제적 도약, 휴가정책, 인구고령화 등으로 크루즈관광객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공급(크루즈선박경쟁)이 너무 많아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상하이크루즈터미널은 터미널 부두 인근에 요트정박과 수리시설을 확보하고 면세점을 만드는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히로시 이시하라 하카타항만국 수석이사는 “크루즈허브항만을 위한 노력‘이란 발표를 통해 “일본도 2007년 15척에서 지난해 112척으로 크루즈선박 기항이 늘었다”면서 “한중일의 지리적 근접성과 출입국통제관리시스템의 선진화와 특색있는 관광상품 개발로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하버 카니발 크루즈 부사장은 “크루즈는 경험중심의 상품이며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항만인프라와 관광상품화, 비자 및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발표자에 이어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크루즈육성관련법을 6월 중 국회에 제출해 연말까지 만들어지도록 준비중”이라면서 “크루즈선사유치와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항만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기 부산시 관광진흥과장은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질높은 상품을 만들고 업체를 지원하는데 총력을 쏟겠다”면서 “부산에 머무는 시간을 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식 한국관광공사 관광브랜드상품실장은 “항만도시에서 해양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에 크루즈산업이 있다”면서 “의료관광 등 외국인들이 관심이 높은 분야를 집중 타킷으로 한 특화상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일 상호협의체를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크루즈 국적선사를 만들고 철도와 연계한 크루즈상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크루즈 특별법을 만들어 종합적으로 산업을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이어 12일에는 한중일 3국이 떠오르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손을 잡는다. 부산항만공사(BPA)는 12일 오전 8시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부산항과 중국 상하이항, 일본 후쿠오카항 관계자들이 모여 동북아지역의 크루즈 산업 활성화와 크루즈선 유치 증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는 BPA가 이날 마련한 ‘부산의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제 세미나’의 후속 조치로 한중일 3국을 대표하는 크루즈항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협의회다. 크루즈와 관련한 3국의 항만협의회는 처음 열리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항만별 크루즈선 유치 전략을 공유하고 크루즈 공동 마케팅 추진방안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논의될 예정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크루즈 수요와 한류 열풍으로 한중일 3국은 ‘골든트라이앵글(황금의 삼각지대)’로 불리며 세계 크루즈시장의 블루 오션으로 떠올랐다. 로얄캐러비안 크루즈와 프린세스 크루즈 등 세계 주요 크루즈 선사들은 앞다퉈 동북아 노선에 다양한 크루즈선을 띄우고 있다. BPA는 이 같은 대내외 호재를 충분히 활용, 부산항을 동북아 크루즈 거점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북항재개발사업지역 내 건립되고 있는 크루즈 전용 부두와 국제여객터미널을 내년말까지 마무리 짓고 주변 주요 크루즈항인 상하이와 후쿠오카 등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 윈윈(win-win) 관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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