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좀 더 지켜봐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북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11일 오후 열렸던 비상대책회의 때까지만 해도 입주업체들은 피해보상 지원 요구 등 정상화 이후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창섭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라며 “다음주께 설비팀과 주재원을 개성으로 보내 설비를 점검하고 생산 재가동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앞이 보이지 않아 갑갑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달이 지나면 입주기업들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지는데 회담 무산으로 더 이상의 방법을 찾기 힘들다”며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정부가 한발 물러서서 회담을 재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단 폐쇄 이후 새 공장 부지를 알아보러 외국에 갔다가 회담 개최 소식에 서둘러 귀국한 정기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반 실업자 상태에 있던 근로자들이 회담 재개 소식에 축배를 들기도 했다”며 “지난 4월 말부터 모든 기업이 체념하고 있던 상태에서 북한이 먼저 손을 들고 나왔다면 정부도 유연하게 대응했어야 했다”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그는 “곧 장마철이 와 설비와 남아 있는 원부자재가 망실되기 전에 정부가 자존심보다는 타협하고 양보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사업 개발권자인 현대아산은 “현재로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안타깝다고 하거나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회사 입장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지난주부터 본격 가동한 남북경협재개 추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12일 오전 소집해 당국 간 회담 결렬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개성공단은 4월3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로 가동중단 70일째를 맞고 있으며,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이후 5년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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