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웅녀의 탈수습기

입력 2013-06-12 08:31   수정 2013-06-12 13:59

<p>2009년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가수 2NE1은 수상 소감으로 '신인상은 신인이 아니면 탈 수 없는 상이라 더욱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p> <p>기자도 지난 5월 25일을 끝으로 수습기자 딱지를 뗐다. 6월 4일은 입사 100일을 맞이했다. 기자로 세 달이 조금 넘었다. 15번째 레알겜톡 주제는 지금 아니면 쓸 수 없는 '수습 소감'이다.</p> <p>게임 기자가 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작게는 180도 달라진 겉모습부터 '게임'에 대한 인식까지 다양하다.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모두 달라진 스타일에 깜짝 놀라곤 한다. 학부 시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12cm 하이힐을 고집하던 '진격의 여대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운동화만이 신발장을 차지하고 있다.
▲ 하이힐에서 운동화로 바뀐 신발장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친구 목록에도 변화가 크다. 200여명에 불과하던 카카오톡 친구들은 어느덧 500명을 돌파했다. 친구들의 평균 연령은 대학생에서 부장님으로 껑충 올라갔다. 페이스북은 더 이상 글을 '싸는' 공간이 아닌 글을 '쓰는' 공간이 되었다.</p> <p>이제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와 문자의 기능을 가진 통신기기'가 아닌 '게임기'다. 매일 쏟아지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나 둘씩 다운로드 받다보니 어느새 친구들의 연락보다 게임 알림이 더 많이 온다.
▲ 게임기가 된 스마트폰
게임기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붙잡고 틈틈이 게임을 하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노는 것'이지만, 게임 기자에게는 '열심히 일 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을 하는 것, 게임과 관련된 만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열혈 게임기자의 모습이다.</p> <p>게임톡이 있는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판교' 역시 더 이상 강남을 가기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생업의 터전으로 점점 눈에 밟힌다.</p> <p>올해 말이면 한국의 웬만한 게임사들은 다 입주해 '판교 게임 아일랜드'가 된다. 엔씨소프트, 넥슨, 한게임,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큰 회사부터 엑스엑게임즈, 웹젠, 스마일게이트, 팜플, 넵튠, 엔트리브소프트 등 잔뼈가 굵은 회사들까지 판교에 상주해 내 삶과 떼어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 게임도시 '판교'의 전철역
이처럼 '게임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100일 동안 엄청난 변화를 맛보았다. 견습기간 가장 많이 들은, 농담 아닌 살벌한(?) 농담은 '수습'과 '견습'의 개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 '수습修習'은 짐승 수의 '獸習'이고 '견습 見習'은 개 견의 '犬習'이니 견습이나 수습이나 아직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었다.</p> <p>단군신화에서 곰도 사람이 되려면 100일을 참아내야 한다. 그 기간을 견뎌낸 곰이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를 제치고 인간이 되었다. 그 비유를 빌려오면 기자는 아직 마늘과 쑥 냄새도 빠지지 않았지만 어엿한 '인간'이 된 '웅녀'다.</p> <p>게임으로 따지자면, 이제 막 새로운 콘텐츠가 열린 조렙(낮은 레벨) 캐릭터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고 재밌다. 이런 조렙 게임 기자에게 필요한 명언이 하나 있다면 '게임은 만렙(최고 레벨)부터 시작이다'와 '네 레벨에 잠이 오냐?'가 아닐까 싶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p>
</p> <p>*한경닷컴 게임톡에서는 생활 속 게임 신조어와 문화 트렌드를 매주 수요일 '황인선 기자 레알겜톡'을 통해 연재한다. 황인선 기자는 20대 새내기 게임기자이며 MMORPG와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열혈게이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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