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김수현은 바보 연기, 박기웅은 진짜 허당”
‘맷돌춤’하면 떠오르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박기웅(28)이다. 그는 2006년 ‘맷돌춤’으로 전국을 강타한 후 CF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은 그는 영화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배우’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박기웅 하면 ‘맷돌춤’ 보다는 드라마 ‘각시탈’에서 주원을 괴롭히던 기무라 슌지로 더욱 유명하다.
하지만 이제 박기웅의 타이틀은 바뀌었다. 개봉 5일 만에 누적관객수 300만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에서 박기웅은 카리스마 넘치는 간첩 리해랑 역을 맡으며 ‘흥행배우’란 공식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박기웅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박기웅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나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기웅은 최단기간 관객수 돌파라는 소식을 듣고 “처음 겪어봐서 실감이 안 난다. 다양한 작품들이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지 않냐. 무대 인사를 다닐 때도 콘서트 다니는 느낌이 날 정도로 환호를 주셔서 배우로서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허당 뮤지션 박기웅, 연기가 아닌 리얼?
박기웅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북한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간첩 가수 지망생 리해랑 역을 맡았다. 리해랑은 ‘도레미파솔’이면 음악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오디션 무대에서 기타로 기본음만 쳐 웃음을 자아낸다. 허당 뮤지션인 셈.
이에 김수현은 바보 연기를 위해 대한민국 3대 바보를 연구했다고 고백했는데 박기웅도 허당 뮤지션 연기를 해내기 위해 허당 뮤지션 연마했을까? 이에 박기웅은 “수현이는 바보인 척을 했지만 나는 진짜바보 였다. 정말로 못 치는 상태였다”고 운을 뗐다.
“사실 기타를 잘 치는데 못 치는 척하기는 쉽지만 못 치는데 못 치는 연기를 하라고 하니 그건 연기가 안 되더라. 많은 이들이 오디션 무대에서 기타를 치는 장면이 웃기다고 하는데 나는 그 장면 촬영 당시 진지했다. 원작에서 리해랑도 ‘기본음만 하면 음악 다 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상당히 진지하다. 이 장면은 상황 자체가 웃긴 것뿐, 진지한 장면이다.”(웃음)
열혈 기타 뮤지션으로 임한 박기웅, 그는 부족한 기타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기타 연습에 매진했다. 덕분에 실력도 늘고, 공연도 하고,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고.
“기타를 본격적으로 이번에 처음 쳤는데 배우다 보니 새로운 취미가 됐다. 그래서 지난 3월 일본 팬미팅 중 2천 명 팬들 앞에서 기타를 쳤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 이번 여름에는 5천석 정도 준비해 팬들 앞에서 기타 공연을 어떨까 생각 중이다”
◆ 박기웅 ‘은밀하게 위대하게’ 엔딩을 보며 남몰래 ‘뭉클’
박기웅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눈이 펑펑 내리는 엔딩을 꼽았다. 엔딩은 슈퍼집주인 순임(박혜숙)이 동구(김수현)을 생각하며 애틋하게 동네를 바라보고 눈 오는 마을 전경이 비친다. 이는 특수효과나 CG가 아닌 실제 눈.
그는 “설정은 가을인데 촬영은 겨울에 해서 눈 치우느라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놀이터 장면은 전날 눈이 많이 와서 일일이 눈을 다 치우고 카메라에 걸리는 집까지 찾아가 옥상 눈을 다 치웠다. 또 젖은 얼룩을 말리기까지 했다”라며 “그런 고생 덕분에 눈 오는 마을 전경이 찍힐 수 있었던 것 같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소름이 돋고 뭉클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기웅은 김수현과 액션 연기를 펼치며 느꼈던 일화들을 털어놓으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다음 스케줄을 묻자 “무대 인사”라고 답했다.
“요즘 수현이, 현우와 함께 영화 홍보를 위해 한 버스로 이동한다. 어느 날 일정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문득 ‘우리가 공연 다니는 3인조 아이돌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리더고, 현우는 막내고, 수현이는 팀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센터’라고. 그래서 말을 했더니 수현이는 게임하느라 ‘응’하고 말더라. 그래서 ‘쟤 봐라, 역시 잘 나가는 센터는 달라’라고 말하며 수다를 떨었다. 요즘 셋이 있으면 마음 편하고 즐겁고 재밌다. (웃음)”
솔직하면서도 털털한 입담으로 인터뷰를 화기애애하게 이끈 박기웅, 그러나 작품 이야기를 할 땐 눈에서 빛이 나는 그의 모습은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변신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움을 즐기는 박기웅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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