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떼내고·무게는 줄이고…PC, 태블릿으로 변신

입력 2013-06-12 17:15   수정 2013-06-13 02:55

1분기 출하량 13% 줄어
PC장점 살려 모바일화…투인원 제품 출시 봇물



올해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3.9% 줄었다. PC의 역할 중 상당 부분을 모바일 기기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계속 커지고 있어 콘텐츠를 소비하기 좋아졌다. 10인치 이상의 태블릿에 키보드를 붙이면 간단하게 노트북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왜 PC를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PC 부품·제조업체들은 그 답을 ‘모바일화’에서 찾았다. 평상시엔 노트북처럼 쓸 수 있지만 화면을 접거나 떼면 태블릿 형태로 변하는 ‘투인원(2-in-1)’ 제품을 대거 내놨다. 하지만 투인원이 죽어가는 PC 시장에 ‘인공호흡기’ 역할을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3’에서 대만 PC 제조업체들은 작년에 이어 2세대 ‘투인원’ PC를 대거 내놨다. 에이서가 올해 선보인 투인원 제품은 ‘아스파이어 R7’이다. ‘이젤’이라는 특수한 힌지(지지대)를 이용한 이 제품은 키보드 위에 화면을 밀착시키면 태블릿으로, 화면을 세우면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이수스는 노트북 태블릿 데스크톱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를 공개했다. 특히 제품 키보드에도 4세대 인텔코어 프로세서와 하드드라이브가 내장돼 있어 태블릿과 분리한 키보드를 외부 모니터와 연결하면 키보드가 컴퓨터 역할을 한다. 삼성도 오는 20일 영국 런던에서 ‘삼성 프리미어 2013 갤럭시 앤드 아티브’ 행사를 열고 새로운 ‘아티브 탭’ 제품을 발표한다.

인텔은 PC의 단점인 배터리 사용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PC도 태블릿처럼 전기 코드 없이 야외에서 장시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인텔은 새 코어프로세서 ‘하스웰’을 공개하며 “투인원이 PC의 미래”라고 역설했다.

1분기 PC 출하량이 급감한 가운데 투인원 제품군(약 45만대)만이 유일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투인원 제품이 PC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1세대 투인원 이후 올해 출시되는 투인원 제품은 좀 더 안정적인 사용감을 제공하길 기대했지만 여전히 힌지 부분이 불안하고, 화면을 태블릿 모양으로 접었을 때 불편한 제품이 많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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