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200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4개월여 동안 경기 양주시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중국산 물엿에 홍삼향, 블루베리향, 복분자향 등의 합성착향료를 섞은 15개 종류의 가짜 꿀차 270만병(시가 30억원 상당)을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원가 850원인 가짜 꿀차 한 병(500g)을 1050원에 넘겨 모두 5억4000여만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품유통업체를 운영하는 K씨는 김씨가 납품한 제품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구입해 건강식품 판매상인들에게 넘겨 1억9000여만원의 이득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만든 가짜 제품들은 주로 건강식품 판매상인들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었다. ‘관절염과 피부염, 전립선염 치료에 좋다’는 광고에 속은 노인들이 한 병에 1500원을 주고 가짜 꿀차를 구매한 경우가 많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단속에 대비해 오가는 사람이 적은 경기 외곽지역에 공장을 차려놓고 주문받은 제품을 만든 후에는 거래명세 등 증거물을 모두 없애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김씨는 꿀 함량이 5%라고 표시했으나 꿀 대신 단맛이 나는 중국산 고과당과 맥아당을 섞었다. 홍삼, 블루베리, 마늘 등의 원료대신 향기만 내는 합성착향료를 섞었다.
김씨는 홍삼음료에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넣어 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지난 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구속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50년 경력의 꿀차 제조업자로 유명한 인물이었다”며 “현장에 가보니 정력제 등 온갖 불량식품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업체도 가짜 꿀차를 제조하고 있다는 정확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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