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하마다 박사의 계산은 빗나가고 있다

입력 2013-06-12 17:33   수정 2013-06-13 05:18

화폐주조효과 노린 日 양적완화…벌써 장기금리상승 후폭풍 맞아
韓, 엔화차입·기업인수 규제해야

최중경 <美 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위원>
<아베노믹스 설계자>



아베노믹스로 인해 올 들어 일본의 주식시장이 급등락하고 엔화의 평가절하가 이뤄져 일부 일본 기업들이 살아나고 있지만 이에 반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성공적으로 진행돼도 걱정, 실패해도 걱정거리다. 진행되는 기간에는 경쟁국의 수출을 둔화시키고 실패하는 순간에는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베노믹스는 일본에는 이로운 것인가.

설계자인 하마다 고이치 박사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그의 명성에 비춰볼 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닐 터이니 그가 믿고 있는 이론적 근거는 무엇일까. 추측건대 하마다 박사는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서 나오는 화폐주조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 의장이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 냈는데도 물가나 금리에 큰 주름살을 주지 않고 있는 점이 감안됐을 것이다. 엔화도 미국 달러, 유로에 이은 3대 국제통화이니 달러만은 못해도 일정 부분 화폐주조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즉, 엔화가 대량으로 살포돼도 엔화의 국제구매력으로 외국의 재화와 용역을 일본으로 끌어들인다면 물가상승이나 금리상승은 미미한 반면 수출경쟁력은 강화되고 국민의 생활도 윤택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아베노믹스는 일본에 불고 있는 복고풍 제국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대외 명분은 일본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도 살아난다는 것이지만 실은 이기주의와 뿌리가 닿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역할을 감안할 때 의도적인 근린궁핍화 정책이라고 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미국의 화폐주조효과를 곁눈질한 일본의 자기창조적 세계관은 왠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엔화도 화폐주조효과가 없진 않겠지만 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 미미한 화폐주조효과가 목에 넘치는 즉시 부작용의 활화산이 폭발할 것이다. 문제는 화산재가 일본 열도에 한정되지 않고 이웃국가까지 덮친다는 데 있다. 아베노믹스는 현실정치와 현실경제에서도 연구과제가 되겠지만 화폐금융론에서의 중요한 이론실험 기회다. 화폐주조효과가 기축통화국 이외의 주요 국가 통화에도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벌써 일본은 금리상승이라는 후폭풍을 맞고 있다. 웬만한 이코노미스트라면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지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화폐주조효과는 공유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공유할 수 있다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 파운드의 기축통화 지위를 지키려던 케인스와 빼앗으려던 화이트의 브레튼우즈 전쟁이 없었을 것이다. 하마다 박사의 계산은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베노믹스를 하루라도 빨리 거둬들이는 것이 일본 경제를 위해서나 이웃 국가를 위해서나 필요한 조치이지만 문제는 정치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한 방 얻어 맞고 나서야 법석을 떨며 반대 방향으로 질주해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하마다 박사의 충고대로 불평을 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손을 잡고 가격경쟁력 유지대책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또 쏟아져 나온 엔화가 국경을 넘어 우리의 귀중한 자산을 사들이고 대출금으로 공급돼 외채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궁리를 해야 한다. 특히 엔화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우량기업을 사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기업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정치환경에서는 일시적으로 어려운 대기업을 지원하는데 정부와 금융회사가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엔화 해외차입과 일본 자본의 국내기업 인수를 당분간 규제해야 한다.

아베노믹스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다. 엔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전에는 아베노믹스는 통하지 않는다. 일본 경제학계의 의견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다수가 아베노믹스에 동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하지만 스승에게 감히 맞서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

최중경 <美 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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