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투자’ 탓에 철도운송 사업 적자가 2016년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열차운영계획과는 동떨어진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기술본부 연구위원은 1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 SOC(사회간접자본) 분과에서 ‘철도 운영적자 분석을 통한 투자방향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철도 투자로 인해 수송실적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 창출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경부선의 경우 고속철도가 깔리면서 선로는 연평균(1995~2011년) 3.6% 연장됐다. 하지만 수송인원은 연평균 0.9%밖에 늘지 않았다. 그는 “일반열차가 흑자를 유지하려면 1량당 60명이 타야 하는데 현실은 26.9명(2011년)에 그치고 있다”며 “수도권 광역철도 역시 운행거리(2011년)가 1995년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지만 승차인원은 현저하게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올해 철도 건설에 쓰기로 한 예산은 4조6666억원. 하지만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이 들인 비용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철도운송사업에선 1조156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차입금 상환 비용을 포함하면 3조6000억원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2016년에는 적자 규모가 연간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도는 기본계획 후 건설까지 10년 이상 걸리는데, 규모가 적정한지 재검토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철도 설계기준이 속도향상 등 기술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시설투자와 열차운영계획이 연계되지 않아 불필요한 시설이 자꾸 늘어나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 연구위원은 “철도사업의 계획수립 단계에서 재무분석 결과를 반영하는 한편, 역무시설과 부대시설 등은 이용수요를 감안해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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