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매장·농산물 직거래…시작은 홈플러스

입력 2013-06-13 15:30  

Cover Story - 홈플러스

유통 혁신 주도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선릉역, 개찰구 앞 기둥과 승강장 스크린도어에는 가상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코드를 입력하면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제품을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가 ‘다중결합 4세대 점포’ 개념으로 2011년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 가상 스토어’다.

홈플러스는 대형 할인점에 새로운 개념을 접목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00년 문을 연 안산점은 ‘가치점’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시도였다. 기존 할인점들이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고 싸게 파는 것에만 집중한 반면 홈플러스는 고객의 생활 편의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다.

매장에 어린이놀이터, 수유실, 문화센터, 푸드코트, 시청 민원실 등을 입점시켜 고객들이 홈플러스에서 쇼핑과 함께 다양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2007년 9월 개점한 잠실점에는 2세대 가치점에 이어 ‘3세대 할인점’ 개념을 도입했다. 예술, 웰빙, 감동, 기술력 등 네 가지 요소를 접목시켜 ‘문화를 향유하는 감성스토어’라는 콘셉트로 나왔다. 잠실점 전 매장을 갤러리처럼 꾸미고 지역 최대의 유기농 매장과 650종 이상의 와인을 구비한 와인숍을 입점시켰다.

2008년 10월 문을 연 부천 여월점은 기존 점포보다 배출량을 50%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60% 수준으로 유지한 친환경 3.5세대 할인점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영국 캐나다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4세대 ‘스마트 가상 스토어’로까지 개념을 넓힌 상태다. 차별화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이 홈플러스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의 고객중심경영을 보여주는 사례는 다양하다. 1997년부터 시도한 ‘푸드코트’가 대표적이다. 업계 최초로 할인점에 푸드코트를 입점시켜 쇼핑하러 온 고객들이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2001년에는 고객들이 상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고객가치창조관’을 영등포점에 열었다. 이곳에서 고객의 반응을 분석한 뒤 상품을 다시 출시할 때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2003년 선보인 ‘마트슈랑스’도 마트에만 오면 보험 업무도 처리할 수 있게 만든 고객중심경영 사례다. 홈플러스를 통해 보험을 계약한 회원은 2011년까지 82만명에 달한다. 하나은행과 제휴,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해 마트 이용객들이 자유롭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은행 서비스’는 병점점, 강동점, 중계점에서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박근혜정부의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전품목 산지 직거래를 도입한 것도 홈플러스가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2002년 3월 농협과 제휴를 맺으면서 업계 최초로 농산물 전 품목을 산지에서 직거래를 통해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다. 농산물 유통경로를 축소하고 농산물 품질을 높이는 결과를 낳아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환영을 받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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