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지호 “밉상 캐릭터? 미스 김 괴롭힌다며 등짝 맞기도…”

입력 2013-06-14 07:50  


[최송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욕먹는 걸 두려워하진 않았어요. 당연히 욕먹을 짓을 많이 했으니까요. (웃음)”

도무지 ‘장규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서글서글한 모습이었다. 해사하게 웃는 얼굴과 서글서글한 말투로 ‘욕먹을 만 했다’는 오지호의 첫 인상은 까칠한 초딩 멘탈의 ‘장규직’과는 거리가 멀었다.

KBS2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 종영 이후 한경닷컴w스타뉴스와 만난 오지호는 종잡을 수 없이 ‘장규직’과 오지호를 넘나들었다. 마치 아슬아슬하게 ‘장규직’ 캐릭터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이따금씩 배우 오지호의 면모를 드러내다가도 금세 장규직처럼 능청을 떨었다.

“장규직이 욕먹는 건 원리원칙만 따져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조금 고민 됐던 부분은 박봉희(이미도)가 임신했을 때였죠. 그땐 솔직히 저도 고민이 되더라구요. 임신한 박봉희를 자른다면 진짜 나쁜 놈이잖아요. (웃음) 사람들이 장규직을 미워했던 건 그만큼 사람들이 착하기 때문이에요. 착한 사람들을 좋아해서. 시청자들이 순수한 거죠.”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이제껏 이런 남자 주인공은 없었다. 여자 주인공에게 떼를 쓰고, 극중 인물들의 표적이 되는 ‘초딩 멘탈’의 남자 주인공이라니. 시청자들에겐 다소 생소할지도 몰랐다. 실제로 뉴 타입의 남자 주인공에 일부 시청자들은 난색을 표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장규직의 진가를 몰라준 시청자에 대한 섭섭함은 없냐고 묻자 그는 “시청자의 몫”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죠. 내가 예쁨 받아야 하는데. (웃음)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드라마엔 악역이 없어요. 악이라고 따질 수가 없죠.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나쁜 짓도 해야 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군대로 따지자면 상병인 거죠. 병장이 이등병을 혼낼 수 없으니까요.”

극중 회사를 지키기 위해 악역을 도맡아야 했던 장규직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한 인물이기도 했다.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못 받은 건 못된 부분만 나가서 그래요. (웃음) 사실 조직을 위해 노력한 건 장규직인데. 무정한(이희준) 같은 상사가 많다고 회사가 잘 돌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무정한 같은 사람이 많으면 좋은 사회이긴 할 것 같아요. 어쨌든 착하면 복을 받는다는 얘기겠죠?”

남자 주인공인 ‘장규직’이 극중에서 밉상으로 찍힌 바람에 실제 생활에서도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생겨났다. 오지호는 장규직에 대해 신나게 말을 잇다가도 “무정한처럼 굴어야 밥도 얻어먹는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희준이 같은 경우엔 회사원들이 밥을 사줬다고 하더라고요. 여의도에서 밥을 먹었는데 회사원들이 밥값을 내줬대요. 그런데 저는 가만히 밥을 먹기만 해도 등짝을 얻어맞아요. (웃음) 몇몇 어르신이었는데 밥 먹을 땐 아무 말도 안 하시더니 나가실 때 등짝을 때리시면서 ‘으이그’하시는 거예요. 미스 김(김혜수) 괴롭히지 말라구요.”

이토록 ‘미운 털’이 박혔을 줄이야. 하지만 오지호는 ‘장규직’이라는 캐릭터에 단단한 신뢰감과 애정을 보였다.

“전 특별한 인물들을 좋아하거든요. 찌질하든 어쨌든 간에 특별해야 해요. ‘직장의 신’을 선택한 것도 미스 김이 특별하기 때문이에요. 장규직도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유치하고 재밌는 역할이 어딨겠어요. 이런 역할들은 꼭 해야 해요. (웃음)”

특별하기 때문에 선택한 ‘직장의 신’은 열린 결말이라는 마무리로 충분히 ‘직장의 신’ 다운 유쾌함을 뽐냈다. 이에 장규직은 “작가님과 감독님이 시즌 2를 염두 하신 것이 아닐까요?”라며 눈을 반짝거렸다.

“각자의 길이 떠나는 게 아니라 다시 재회한 걸 보면 시즌 2를 생각하신 것 같아요.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웃음) 시즌 2를 한다면 당연히 저도 참여하겠지만 일단 시나리오를 봐야겠어요. 장규직이 변한다면 조금 속상할 것 같아요. 캐릭터가 완전히 다 바뀔 것 같거든요.”

◆ 설명하지 않아도

직장 동료들이라기엔 너무도 가깝고 단란하다. 드라마 종영 이후 출연진 및 스태프 모두가 MT를 떠날 정도였다니 이들의 각별함은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 이에 오지호는 “이런 드라마 촬영장이 없다”고 여러 차례 자랑했다.

“이번 현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웃다가 끝났어요. 다들 연장이 없다고 아쉽다고 할 정도였어요. 보통은 드라마 연장하는 걸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팀은 왜 연장이 없냐고 불평을 하더라니까요. 다들 모여서 ‘우린 연장 없나?’하고 수군대고 있었는데 ‘직장의 신 연장 없다’는 기사가 먼저 나버린 거예요.”

그는 제작진에서 먼저 말한 거니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직장의 신’ 촬영 현장을 설명하는 오지호의 얼굴에서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의 표정만 보더라도 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혜수 누님이 정말 대단하죠. 사실 혜수 누나 정도 된다면 스태프들이나 배우들한테 그렇게 안 하시거든요. 직접 음식도 만들어 선물하시고 직접 벽을 허무세요. 세상에 그런 대 배우를 두고 어떤 스태프들이 ‘김씨’라고 부르겠어요. 우리니까 가능한 일이에요. 혜수 누님에게 스태프들이 ‘김씨 옆으로 조금만 비켜주세요’라고 한다니까요. 저도 감히 김씨라고 못 부르는 데 말이에요. (웃음)”

그야말로 ‘하늘같은 선배님’이다. 과거 신인시절 ‘김혜수의 플러스유’를 통해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직장의 신’으로 재회하게 됐다.

“어렵죠.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이미 혜수 누님은 스타였으니까요. 그런데 스스로 벽을 무너트리시고 배우들 모니터도 직접해주시면서 조언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초반엔 애드리브 칠 때도 ‘누님 이렇게 애드리브 할게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그냥 마음대로 했어요.”

스타라고만 여겼던 김혜수가 벽을 허물자 ‘직장의 신’ 배우들은 더 단단해지고 즐거워졌다. 이런 촬영장의 분위기를 즐긴 건 비단 오지호만이 아니었다.

“사실 드라마 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어요. 제 생각엔 혜수 누님도 이번 작품을 정말 재밌게 하신 것 같아요. 흥이 나게 말이에요. 미스 김 체조를 그렇게 신명나게, 열정적으로 하실 줄 몰랐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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