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에 폐업도
마트 떠나 독립매장
식품 대기업도 타격
홈플러스에 채소를 납품하던 농산물 가공업체 창일은 지난 5월 폐업했다. 작년 5월 대형마트 의무휴무제가 실시된 뒤 1년간 이 회사 매출은 20%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4월24일 공휴일 의무휴무가 시작된 게 직격탄이 됐다. 평일보다 두 배 이상 팔리는 일요일 영업을 매달 두 차례나 못하게 되면서 매출은 수직낙하했고 재고만 쌓였다. 창일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줄 잇는 납품업체 ‘사업 포기’
일요일 휴무로 폐업하는 대형마트 납품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생활용품업체인 은혜인더스트리는 2월부터 이마트 납품을 중단하고 회사 간판을 내렸다. 롯데마트 협력사 중 네 곳은 현재 납품 중단을 협의 중이다. 홈플러스 납품업체인 H농장과 C영농법인은 매출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폐업 직전에 몰렸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월 2회 공휴일에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무휴업일을 월 1~2회로 규정하고 공휴일 휴업을 강제하지 않았던 기존 법보다 규제가 강화된 것. 일요일은 1주일 중 장사가 가장 잘되는 날이다. 2011년 이마트의 요일별 매출 중 일요일 비중은 20.9%로 가장 높았다.
한 대형마트 최고경영자는 “일요일 등 공휴일 매출은 위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평일의 2.0~2.5배로 월 2회 일요일 휴업을 하면 연간 최대 60일 문을 닫는 것과 같다”며 “대형마트 납품업체의 90% 이상인 중소기업들은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송이버섯을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문산버섯의 최종익 사장은 “일요일에 쉬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한 달 사이 매출이 5% 줄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직 조례를 만들지 않아 일요일 휴업을 하지 않는 대형마트들도 조만간 공휴일 휴점에 동참할 전망이다. 지난 9일 현재 공휴일에 휴무하는 대형마트 점포는 227개로 개정법 시행 전인 4월 둘째주 일요일보다 23곳 늘었다.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조례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는 9월이면 대형마트 중 90% 이상이 가을부터는 공휴일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문을 여는 일요일을 따로 기억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휴일 장보기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이 커 매출 감소폭은 생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마트 입점업체 ‘탈(脫) 마트’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손실을 입는 것은 중소기업만이 아니다. 대형마트나 SSM 입점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완구 전문 매장 토이저러스를 별도 매장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요일 판매가 평일보다 네 배 가까이 많은데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으라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이 매장 점원은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간 이마트 내에서만 운영하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의 단독 매장을 8월 초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낼 예정이다.
주요 식품 대기업의 실적이 올 들어 악화된 것도 경기 침체와 함께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의무휴업 시행 전인 지난해 1분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5.8% 늘었지만 올 1분기엔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리온도 올 1분기 매출 증가율이 3.0%에 그쳐 작년 1분기 28.0%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원성 키움증권 음식료담당 애널리스트는 “일요일에 1주일치 먹거리를 사는 사람이 많아 휴일 휴무는 식품업체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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