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투자 ABC] 주변 여건 무시한 빌딩 리모델링…임차인 구하지 못해 '백전백패'

입력 2013-06-16 14:01   수정 2013-06-16 14:05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사장은 2008년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로변 빌딩을 사들였다. 건평 396㎡에 지하 1층~지상 6층의 중소형 빌딩을 당시 시세보다 10~15% 저렴한 수준에서 매입했다. 지인들이나 주거래은행 관계자들의 “정말 좋은 가격에 잘 잡았다”는 덕담에 우쭐한 탓이었던지 빌딩매입 이후 A사장은 악수(惡手)를 거듭 두게 된다.

우선 회사 경영상태가 좋던 때라 A사장은 리모델링에 많은 비용을 쏟았다. 건물 전체를 사옥으로 바꿀 요량으로 지은 지 20년 된 건물에 크게 손을 댔다. 호텔 수준으로 건물을 바꾸다보니 리모델링 비용은 3.3㎡당 450만원이 들었다. 통상 건물 신축비용인 3.3㎡당 4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내부구조도 자신의 회사 구성원 편의 위주로 고쳤다. 사무공간보다 휴게공간을 상대적으로 넓게 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개성 강한 건물로 바뀌기는 했지만 시장에서 통용될 만한 건물 범주에서는 벗어난 리모델링 공사였다. A사장은 올해 초 이 건물을 매물로 내놨다. 경영상황이 나빠져 건물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지만 건물은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 탓도 있지만 A사장의 판단 착오가 더 큰 요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다한 리모델링 비용 투입으로 A사장은 매각가격 협상에 여지가 많지 않게 됐다. 매입의향을 보였던 투자자도 여느 사무실과 다른 내부구조를 보고는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빌딩중개전문업체인 원빌딩 오동협 팀장은 “회사 차원에서 매입한 빌딩이라면 경영상황 악화에 대비해 자산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A사장의 빌딩처럼 시장에서 외면받으면 회사경영에도 부담이 되는 빌딩 투자 실패사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빌딩 투자도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다는 이유로 이면도로 주택가에 부지를 매입해 사무실 용도의 빌딩을 건축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대부분 실패사례로 꼽힌다.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 팔려고 해도 매수자를 찾을 수 없다는 게 빌딩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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