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약속 못지킨 로스쿨 정원감축 부당"

입력 2013-06-16 18:12   수정 2013-06-17 04:27

행정법원, 한양대 승소 판결…건국대 등 적자 로스쿨, 교육부에 줄소송 예상


교원 확충이나 장학금 지원 등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인가 신청 당시 약속한 각종 투자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정원 감축까지 명령한 것은 지나치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정원 부족과 과잉 시설 투자 등으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로스쿨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정원 감축 재량권 남용”

서울행정법원 3부(부장판사 심원보)는 16일 “로스쿨 설치 인가 신청 당시의 투자계획에 미치지 못한다”며 모집인원을 현행 100명에서 97명으로 3명 줄이라고 명령한 교육부를 상대로 한양대가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국 25개 로스쿨의 운영 실태를 점검, 2010년부터 매년 시정명령이나 정원 감축 등 제재를 내렸다. 장학금 지급률이나 교원 연구 지원, 도서관을 비롯한 교육시설 등을 심사해 인가 신청 당시 약속한 기준에 못 미치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뒤 정원 감축, 모집 금지(이행 시까지 정원 축소) 등을 결정한다.

2011년에는 인하대와 강원대가 처음으로 모집 금지 제재를 당했다. 강원대는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해놓고 지키지 않았고 인하대는 판·검사, 변호사 등 실무 경력을 가진 교원을 약속한 만큼 확보하지 못해 제재를 받았다. 한양대도 시설 투자 미비 등의 이유로 2011년 시정명령을 받았다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지난해 3명 모집 금지 제재를 받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로스쿨 인가 신청 조건에 비례해서 입학정원이 책정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신청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모집 금지를 명령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고 법률상 근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예컨대 A로스쿨은 200억원 투자를 약속했고 B로스쿨은 100억원 투자를 약속했는데 입학정원은 둘 다 100명으로 책정됐다고 치자. 이 경우 A로스쿨이 150억원밖에 투자하지 않았으니 약속 위반으로 정원을 줄이라고 명령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로스쿨들 재정적자로 ‘허덕’

대부분 로스쿨은 인가 신청 당시 입학정원을 많이 확보하고 인가를 받아내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가 배정한 실제 입학정원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과잉 투자 문제가 발생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5개 로스쿨을 조사한 결과 2009~2011년 3년간 건국대 112억원, 충북대 54억원, 서울대·이화여대 각 25억원, 경북대 7억6000만원 등 총 226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의 경우 전임교원 수는 38명인데 배정받은 학생은 40명에 불과해 적자가 예고됐다. 교육부는 그러나 “인가 신청 당시 약속한 교원을 한 명이라도 줄이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로스쿨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법에 명시된 지원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제재만 가하려고 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에서 통일된 기준을 다시 제시해주고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행정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女가수, 남편 외도현장 급습 후…충격 고백
송대관 이태원 집 '경매行'…아내 때문에?
소녀시대 수영, 생방송 중 노출사고 '아찔'
'월세' 사는 박완규, 행사 수입 어디에 썼길래
장근석, 85억 빌딩 매입한지 3년 만에…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