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페이팔 창업자 억만장자 피터 티엘, 한미반도체 무엇에 반했나

입력 2013-06-16 18:16   수정 2013-06-17 03:55

美 고객평가 2위…기술 인정
37만株·교환사채 등 66억…첫 국내기업 투자나서



마켓인사이트 6월16일 오후 1시15분

온라인 결제대행업체인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 업계 거물인 피터 티엘(사진)이 유가증권시장의 반도체장비업체 한미반도체에 투자한다. 티엘이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엘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핀포인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한미반도체 주식 37만6927주(1.48%)를 주당 1만원에 매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또 한미반도체가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교환사채(EB) 28억3430만원어치도 오는 20일 인수할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66억원이다.

티엘은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까무르인베스트 등 국내 독립계 사모펀드(PEF)들과 함께 한미반도체에 투자한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는 한미반도체 주식 213만5917주(8.40%)와 EB 28억3430만원어치를 사들인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독립한 까무르인베스트는 포레스토PEF를 통해 한미반도체 EB 132억원어치를 인수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가 발행하는 EB는 발행일로부터 1년 뒤인 내년 6월21일부터 주당 1만20원에 한미반도체 보통주 1주와 교환할 수 있다. EB를 보통주로 교환하면 핀포인트는 구주주 지분 인수분까지 합쳐 한미반도체 지분 2.59%(66만주)를 보유한 4대주주가 된다.

티엘은 한미반도체의 기술력과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는 미국 반도체 조사기관인 VLSI리서치가 뽑은 2013년 반도체장비 고객만족평가에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로는 유일하게 2위에 선정됐다.

티엘의 투자를 받은 핀포인트인베스트먼트그룹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다.

티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처음으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로 유명하다. 2004년 50만달러를 들여 페이스북 지분 10.2%를 인수했다.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이 뉴욕증시에 상장하자 티엘은 첫 투자금액의 2000배에 달하는 10억달러에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또 맥스 레브친과 공동으로 온라인 결제대행사인 페이팔을 설립해 첫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거액에 매각하기도 했다.

티엘은 46세의 나이로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400대 갑부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15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7억달러 규모의 운용자산을 굴리는 헤지펀드 글라리움캐피털 회장과 벤처캐피털 회사인 파운더스펀드 파트너, 미스릴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 창업자이자 투자운영위원회 의장 등을 겸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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