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국방부 자료를 분석해 미군 장병의 자살이 전투 현장에서 겪은 정신적 충격 때문이라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자살한 미군 장병 1170명 가운데 52%는 전쟁터에 배치된 적이 없다. 34%는 전쟁지역에 파견되긴 했지만 전투에 참여해 본 일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2008년 이후 입대한 장병의 정신 건강 상태가 문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 정신의학과 머리 스테인 박사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이 군에 입대한 것이 군대 내 자살이 증가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자살 장병 5명의 가족과 친지를 만나 취재한 결과 이들 모두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기혼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 정신질환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도 비슷했다.
25세의 나이로 자살한 마이클 그리핀은 술고래였고 고교 졸업반 때는 합성 마약까지 손 댄 전력이 있었지만 입대 시 이런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군 당국은 그리핀이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실 또한 자살한 다음에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보다 신병의 정신질환 유병률이 훨씬 낮은 이유는 입대할 때 각종 건강 검진에서 드러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장병들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어 상담을 받거나 진료를 받는 것을 창피하게 여겨 숨기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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