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채무관계로 인한 분쟁을 없애기 위해 운영 중인 전자독촉시스템을 악용해 채권을 받아내고 부당이득을 챙긴 불법 추심업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붙잡혔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17일 서민들을 상대로 불법으로 채권을 받아낸 추심업체 22곳을 적발해 이 가운데 부당이득을 챙긴(변호사법 위반 등)혐의로 불법 추심업자 양모씨(40) 등 11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같은 혐의로 박모씨(44) 등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 등은 2007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도서 구매 관련 물품대금 등 회수가 어려운 20여만 건의 채권을 1∼10% 할인된 값에 사들인 뒤 채무자들을 상대로 전자지급명령을 신청,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채무자들의 월급, 부동산 등을 압류하는 방법으로 총 3000억 원을 받아내고 200억 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채무자들을 속이기 위해 대법원의 전자독촉 시스템을 이용했다.
전자독촉시스템은 채권자가 홈페이지(ecf.scourt.go.kr)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돈을 갚으라는 신청서만 작성하면 법원이 채무자에게 이 내용을 우편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2주 안에 채무자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서부지청 관계자는 “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전자독촉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서민들이 지급명령신청과 마찬가지로 전자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방안 등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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