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수직증축 리모델링 스타트

입력 2013-06-18 17:04   수정 2013-06-18 23:54

일산·산본 등 1기 신도시 "분당 지켜보자" 관망세



최근 정부가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한 이후 분당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온 단지들이 사업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사업성 때문에 사업 추진이 중단됐던 단지들도 주민 의견 수렴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설계·시공사 선정 나서는 곳도 등장

신도시 중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경기 분당신도시다. 정자동에 있는 느티마을 공무원 3·4단지는 내달 설계사무소와 CM(건설사업관리)업체 등을 선정한다. 조합 결성도 서두르기로 했다. 김명수 느티마을 증축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일반분양 가구가 없었을 때는 주민 분담금이 1억8000만~2억원까지 예상됐으나, 수직증축 허용으로 1억3000만~1억5000만원까지 낮아질 것 같다”며 “지하철 신분당선·분당선 환승역인 정자역이 가까워서 일반분양 물량도 잘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현재 52%인 주민 동의율도 조만간 조합설립 수준인 6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도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이 단지는 2011년 1월에 이미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았다. 조합은 대의원 회의를 거쳐 단지에 걸맞은 설계도면을 두 개 선정키로 했다. 다음달에는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건설사 찾기에 나선다.

조합은 최근 조합 임원과 대의원, 설계사무소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도 만들었다. 원용준 매화마을1단지 조합장은 “주민 분담금이 최소화되도록 기존 평면을 적절히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주민 동의 관건

이들 단지 외에 구미동 하얀마을 5단지 등 10여개 단지도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리모델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호가를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매화마을 1단지 전용 59㎡형의 매매가격은 ‘4·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1000만원 뛴 3억2000만~3억3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인근 성지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 스케줄이 좀 더 명확해질 경우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호가 상승이 거래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수직증축 허용이 이미 매매가격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여서 매도·매수자 간 ‘거래 눈치보기’가 치열하기 때문이다. 정자동 느티마을공인 관계자는 “수직증축 허용이 예고됐던 4·1대책 이후 집값이 반짝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거래가 뜸해졌다”고 말했다.

일산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는 분당지역 리모델링시장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도시재생팀장은 “분당 이외 지역은 아직 잠잠한 편”이라며 “수직증축 허용 이전에 추진위까지 구성됐던 산본동 세종6단지, 대화동 성저삼익 등이 리모델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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