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삼성 수뇌부와 '7시간 릴레이 만남'…삼성-페이스북 '모바일 동맹' 탄력받나

입력 2013-06-18 17:12   수정 2013-06-19 03:28

타이젠 등 OS 협력방안 논의…음악·게임 등 연동효과 기대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朴대통령과 창조경제 토론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사업분야 강화’라는 목적을 갖고 한국을 방문했다. 저커버그는 2004년 하버드대 재학시절 페이스북을 창업, 10억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지난 17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저커버그는 18일 하루 동안 청와대와 삼성전자를 잇달아 방문하며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 벤처, 페이스북 통해 글로벌화”

여간해서 정장을 입지 않은 저커버그는 감색 정장을 차려입고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은 저커버그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저커버그는 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기조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방향과 벤처 창업 활성화, 페이스북과의 협력 방안, 사이버폭력 해결책 등에 대해 30여분간 얘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새로운 경제 발전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벤처기업이 주역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벤처기업과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페이스북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나 한국의 창조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한국과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의 작은 기업들에 훈련 기회를 더 주고 그런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판 페이스북폰 나오나

저커버그는 청와대 일정을 마친 뒤 오후 1시4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에 들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IM(정보통신·모바일)부문 사장 등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 핵심 경영진을 만났다. ‘트레이드 마크’인 회색 티셔츠에 후드티, 청바지로 갈아입은 저커버그는 인수합병(M&A) 등 대외사업을 담당하는 댄 로즈 부사장과 ‘페이스북홈’을 총괄하는 애덤 모세리 디렉터를 대동했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 사장이 직접 저커버그를 안내했다. 저커버그와 이 부회장 등은 갤럭시와 아티브 스마트폰, 타이젠 등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판 페이스북폰’을 유력하게 예상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은 모바일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단순한 SNS를 넘어 검색 기능을 강화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분야의 ‘동맹군’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최근 스마트폰 초기화면(런처)을 페이스북으로 설정하는 ‘페이스북홈’을 내놓고 대만 HTC와 협력해 페이스북홈을 탑재한 스마트폰 ‘퍼스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99달러였던 이 폰은 최근 99센트까지 가격이 떨어지며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중단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는 삼성전자도 세계 최대 SNS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페이스북이 든든한 아군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음악, 게임 서비스 등 각종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연동시킬 경우 그 파급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성미/도병욱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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