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뮤지션' 한희정·박새별 화려한 컴백

입력 2013-06-18 17:16   수정 2013-06-19 04:57

작사·작곡·편곡·노래 겸하는 싱어송라이터
두 번째 앨범 '날마다 타인' '하이힐' 발매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는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사람을 뜻한다. 국내 가요계에서 이 수식어가 붙는 사람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혼자 도맡아 해내는 사람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숫자는 급격히 줄어든다. 여기에다 ‘여성’이란 조건을 하나 더 붙이면 더욱 그렇다.

최근 두 명의 이런 싱어송라이터가 두 번째 정규 음반을 나란히 발표했다. 요조, 타루 등과 함께 ‘홍대 여신’이라고 불렸던 한희정과, 유희열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속한 안테나뮤직의 막내이자 홍일점인 박새별이 주인공이다. 한희정은 ‘날마다 타인’, 박새별은 ‘하이힐’이란 새 음반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희정, ‘홍대 여신은 그만’

한희정이란 이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은 2008년 1집에 담은 ‘우리 처음 만난 날’일 것이다. 잔잔한 기타 사운드 위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얹은 이른바 ‘홍대 음악’의 대표곡이다. 하지만 새로 내놓은 ‘날마다 타인’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곡이 건조하고 우울하다. 기타보다는 첼로 해금 등 다른 현악기를 더 많이 이용했다. 한희정은 “홍대 여신이라는 말을 그만 듣고 싶다”며 “일부는 ‘원조’라는 말도 붙이는데 내가 무슨 족발집이나 국밥집이냐”며 웃었다.

타이틀곡인 ‘흙’의 장르는 디스코다. ‘흙’ ‘뿅’ ‘랄라’와 같은 단어가 반복된다. 죽은 줄 알았던 화초에 물만 줬는데 다시 자라는 것을 보고 흙이 생명력의 원천이란 생각에 즉흥적으로 곡을 썼다고 했다. 한희정은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난해하고 어두워 친숙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더라”며 “내가 재미있는 방향으로 따라가다 보니 이런 음반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12년째 밴드 멤버를 구하고 있다는 그에게 밴드 멤버의 조건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개그 코드가 맞아야 해요. 저처럼 언어유희를 즐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하하”

○20대 여성의 사랑 이야기

“섹시한 하이힐이 아니라 그 힐을 신고 다니는 20·30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뻔할 수도, 흔할 수도 있는 보통 여성의 사랑 이야기지만 많은 분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박새별의 새 앨범 ‘하이힐’은 대부분 사랑에 관한 노래다. 타이틀 곡인 ‘사랑이 우릴 다시 만나게 한다면’과 타이틀곡 ‘하이힐’은 이별 후 여성의 심정을 그렸다. ‘D+0’ ‘웃어봐요’는 사랑의 설렘을 담았다.

1집 이후 이번 음반이 나오기까지 3년2개월이 걸렸다. 박새별은 “1집을 낼 땐 그동안 만든 곡을 세상에 빨리 발표하고 싶어서 앨범을 내는 게 가장 중요했지만 이번에는 좋은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퇴고를 아주 오래 했다”고 말했다. 편곡에만 2년이 걸렸을 정도다.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박새별은 지난해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 입학했다. 음악을 듣는 기술적 방법을 주제로 논문을 쓸 계획이다. 그는 “생각을 구현한다는 점에서는 음악과 연구가 비슷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희열, (정)재형 오빠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제 음악을 듣는 분들이 ‘박새별의 음악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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