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착륙 안전유도장치 개발…16개국에 326억어치 수출
사원에서 사장 된 '공항맨'…ICAO 이사국 연임에 총력
“대한민국의 공항(김포공항 등)이 이제 안전뿐 아니라 보안, 서비스 등에서도 세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여객·화물 수송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오는 7월1일 창립 33주년을 맞는 한국공항공사의 성시철 사장(64·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전한 데 대한 감회가 새롭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항공사의 역사는 성 사장의 재직기간과 같다. 한국공항공사 창립멤버로 산증인인 성 사장은 ‘공항맨’으로 불린다. 1980년 5월 한국공항공사의 전신인 국제공항관리공단 설립 때 일반직 사원으로 입사한 성 사장은 2008년 8월 사장에 올랐다. 공항공사에서 일반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유일한 인물이다.
성 사장은 “공항공사의 역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항공안전(이착륙·비행)과 보안, 서비스에서 세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사상 두 번째로 S등급을 받았다. 올해도 기관장·기관·감사분야 각각 A등급과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중급공항(연간 여객수 1500만~2500만명) 부문 세계 1위(3년 연속)를 차지했다.
경영부문에서도 큰 성장을 이뤘다. 김포공항을 포함한 전국 14개 공항에서 연간 운항 횟수 37만926회, 여객 수 5278만여명에 이른다. 매출은 1998년 49억원에서 지난해 6506억여원으로, 순이익은 같은 기간 10억원에서 1382억원으로 늘었다.
공항공사는 공항운영뿐만 아니라 공항 안전운영에 필수적인 항행안전장비인 이착륙 안전유도장치를 개발해 해외공항에 설치하는 ‘수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국산화에 성공한 이착륙 안전유도장치를 2008년부터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16개국에 수출해 총 326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성 사장은 “지난 5월 터키에서 발주한 32억원 규모의 입찰에서 프랑스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4년 연속 수주해 터키 항행안전장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최근엔 유럽 및 중동시장 진출을 터키 항공청과 공조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는 항행안전장비 시장에서 글로벌 톱3로 도약하기 위한 차세대 항행감시시스템과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성 사장은 낙후된 김포공항 시설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 사장은 “김포공항이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경쟁 공항인 일본 하네다공항, 중국 베이징공항 등과 비교할 때 시설 면에서 뒤떨어진다”며 “이용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친환경 녹색공항을 목표로 리모델링 등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 사장은 특히 오는 9월 말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5년 연속 이사국에 연임될 수 있도록 물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 사장은 “지난 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공항서비스평가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에 터키 정부 관계자를 만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ICAO-국토교통부 주최로 서울에서 개최된 제4차 국제항공협력 콘퍼런스를 후원하는 등 우리나라의 ICAO 이사국 연임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성 사장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 ‘월드클래스 공항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세웠다”며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공항공사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함으로써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포=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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