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개편
취득세 감면 연장은 부적절…재산세 인상이 효율적
행복주택 문제
주민 설득이 취우선…체감 임대료 낮춰나갈 것
철도 경쟁체제 도입
코레일 자회사 설립해도 민간에 지분 파는 일 없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택 취득세를 낮추고 재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 거래 활성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 세수 확보를 돕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 장관은 이날 “주택 취득세를 낮추면서도 재산세를 조정(인상)하면 경기를 타지 않으면서 지자체의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오는 7~8월부터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접촉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2~4%인 주택 취득세율을 1~3%로 낮춰주는 감면 조치를 이달 말까지 진행하면서 세금 수입이 줄어든 지자체에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정부가 올 1~6월 취득세 감면 조치로 지방에 메워줘야 할 자금은 1조800억원(안전행정부 추계치)에 이른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것과 관련, 그는 취득세 감면 연장은 이달 말로 끝내면서도 전반적인 세제 개편을 통해 주택 시장 활성화와 지방 세수 확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주택 거래 시 취득세는 낮추면서 재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표준을 높이면 지자체의 고정적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서 장관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재 공시지가의 60% 수준인 재산세 과표 기준을 시차를 두고 상향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범정부 차원의 주택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세제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등이 “세제 개편을 국토부와 사전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행복주택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의 반발과 갈등 요소를 최대한 살펴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복주택의 입주 요건은 입주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행복주택 임대료는 주변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책정할 방침이다. 서 장관은 “행복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한다면 당초 정책 취지와 괴리가 생기고, 너무 싸게 하면 주변 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적절한 선에서 임대료를 책정하고 일부 저소득 계층은 주택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체감 임대료를 낮춰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1 부동산대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지난 5월 말부터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6월 첫째주 주택 거래량도 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취득세 감면이 이달 말 끝난 뒤 거래가 줄어들 수 있지만 당장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와 관련해서는 “정책을 내놓고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법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서 장관은 “전·월세 상한제는 우리나라 임대 현실에 전면적으로 실시할 수 없는 제도”라며 “앞서 시행했던 다른 국가들도 전·월세 상한제가 점점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민영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 장관은 “철도 경쟁 체제는 우리만의 여러 가지 환경 등을 고려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적절히 조합한 최적의 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코레일 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지분을 민간에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대규모 철도를 개설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물값’을 좀 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물값은 원가 대비 83% 수준이다.
그는 공공기관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과거와 같이 한꺼번에 교체하지 않고 기관별 상황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일부 산하기관에서는 유임되는 기관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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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 감면 연장은 부적절…재산세 인상이 효율적
행복주택 문제
주민 설득이 취우선…체감 임대료 낮춰나갈 것
철도 경쟁체제 도입
코레일 자회사 설립해도 민간에 지분 파는 일 없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택 취득세를 낮추고 재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 거래 활성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 세수 확보를 돕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 장관은 이날 “주택 취득세를 낮추면서도 재산세를 조정(인상)하면 경기를 타지 않으면서 지자체의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오는 7~8월부터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접촉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2~4%인 주택 취득세율을 1~3%로 낮춰주는 감면 조치를 이달 말까지 진행하면서 세금 수입이 줄어든 지자체에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정부가 올 1~6월 취득세 감면 조치로 지방에 메워줘야 할 자금은 1조800억원(안전행정부 추계치)에 이른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것과 관련, 그는 취득세 감면 연장은 이달 말로 끝내면서도 전반적인 세제 개편을 통해 주택 시장 활성화와 지방 세수 확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주택 거래 시 취득세는 낮추면서 재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표준을 높이면 지자체의 고정적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서 장관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재 공시지가의 60% 수준인 재산세 과표 기준을 시차를 두고 상향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범정부 차원의 주택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세제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등이 “세제 개편을 국토부와 사전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행복주택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의 반발과 갈등 요소를 최대한 살펴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복주택의 입주 요건은 입주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행복주택 임대료는 주변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책정할 방침이다. 서 장관은 “행복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한다면 당초 정책 취지와 괴리가 생기고, 너무 싸게 하면 주변 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적절한 선에서 임대료를 책정하고 일부 저소득 계층은 주택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체감 임대료를 낮춰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1 부동산대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지난 5월 말부터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6월 첫째주 주택 거래량도 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취득세 감면이 이달 말 끝난 뒤 거래가 줄어들 수 있지만 당장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와 관련해서는 “정책을 내놓고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법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서 장관은 “전·월세 상한제는 우리나라 임대 현실에 전면적으로 실시할 수 없는 제도”라며 “앞서 시행했던 다른 국가들도 전·월세 상한제가 점점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민영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 장관은 “철도 경쟁 체제는 우리만의 여러 가지 환경 등을 고려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적절히 조합한 최적의 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코레일 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지분을 민간에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대규모 철도를 개설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물값’을 좀 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물값은 원가 대비 83% 수준이다.
그는 공공기관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과거와 같이 한꺼번에 교체하지 않고 기관별 상황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일부 산하기관에서는 유임되는 기관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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