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빕스 1곳 100명 채용하는데…투자 멈춰 어쩌나"

입력 2013-06-19 17:06   수정 2013-06-20 03:09

위기의 CJ (下) 위축 우려되는 고용

금융위기 후 직원수 2배
30대 그룹중 증가율 최고

한류확산 기여도 커




서울 지하철 3호선 대화역 근처에 있는 CJ푸드빌의 외식업체 빕스. 이곳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168명이다. 점포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빕스의 매장당 고용인원은 요리사 매니저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 등을 포함해 대개 100명 안팎이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제조업 평균 고용인원 20명(2010년 기준)의 5배에 달한다.

CJ의 주력사업에는 이처럼 고용유발효과가 큰 식품·외식업과 영화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로 CJ의 투자가 줄어들면 청년 일자리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고용증가율 30대그룹 중 최고

CJ그룹의 작년 말 직원 수는 4만6471명이다. 2008년 말 1만8840명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공기업을 제외한 3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고용증가율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필요한 식품·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영화, 유통 등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 투자한 게 주요 원인이다.

예컨대 극장 체인인 CJ CGV는 극장 한 곳당 평균 12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규모가 큰 서울 용산이나 영등포 CJ CGV는 150명 안팎이다. 극장 체인을 하나 열 때마다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채용된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CJ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분야 등에 젊은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는데 검찰수사로 CJ그룹의 투자가 위축될 경우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군 없는 CJ

그러나 CJ에 대해 긍정적 여론만 있는 건 아니다. 대기업이 국밥 같은 즉석식품을 만들어 파는 게 합당하냐는 것은 오래된 논란거리다. CJ가 빵집 식당 등의 사업을 하는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는 CJ의 외식업체인 빕스나 비비고를 규제대상으로 삼아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해한 것으로 공인했다. 또 일부 좌편향적 영화를 만든다는 보수층의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CJ는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이나 극장은 CJ가 손대기 전인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낙후산업으로 불리던 분야다. CJ 측은 ‘힘들게 기술개발을 하고 과감한 투자를 해 식품 등의 산업화를 선도해 왔는데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 “CJ가 투자에 나서지 않았으면 식품산업은 크게 낙후됐을 것”(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이라는 말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인데 골목상권 침해의 주범처럼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CJ 관계자는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1등을 하자는 것을 경영의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며 “미디어 식품 등에 집중적 투자가 이뤄졌고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하자는 경영목표를 세웠는데 이런 상황으로 몰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좌편향 논란도 왜곡된 시각일 뿐이라고 CJ 측은 주장하고 있다. 노혜령 CJ그룹 홍보기획담당 상무는 “CJ E&M이 제작해 지난해 개봉한 ‘알투비 : 리턴투베이스’나 하반기 개봉예정인 ‘제2 연평해전’ 등은 ‘좌편향’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라며 “콘텐츠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 특정 이념에 편향됐다는 비판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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