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문제는 헌재가 1988년 개원한 이래 대법원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던 이슈다. 물론 단순히 양자 간의 영역 다툼 문제는 아니다. 법률에 대한 불신, 법원 판결에 대한 신뢰, 법적 안정성 등 법치주의 기본정신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판결이 못마땅하면 바로 헌재로 달려가 판결을 뒤집으려드는 상황이다. 실제 헌재에 법률의 위헌 여부와 헌법소원 등을 청구하는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한 해 400여건 안팎이었지만 2001년 1060건, 2005년 1468건, 2007년 1771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후에도 2010년과 2012년 각각 1700건을 넘었고, 올해에도 5월 말까지 620건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리는 건수도 늘어 최근에는 한 해 1100건을 넘는 실정이다. 작년에는 1142건이나 됐다는 정도다.
걸핏하면 헌재로 달려가는 이런 현상을 국민의 법의식이 높아진 결과라고 볼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법에 대한 존중심이 아니라 오히려 법률에 대한 불복과 경시, 재판제도에 대한 불신 등 법치주의의 광범위한 퇴조가 헌법소원 폭주 현상을 불렀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헌재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으로 영향이 큰 사안을 다루는 만큼 판단도 정치적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헌재가 대법원 판결까지 뒤집어 버리면 법에 대한 존중심은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법치는 흔들리게 된다. 가뜩이나 국회는 엉터리 법안을 쏟아내고, 헌재는 엉터리 법들의 위헌 여부를 가려내야 하는 악순환의 굴레다. 지금의 19대 국회는 졸속입법, 과잉입법으로 위헌 소지가 다분한 의원입법안을 벌써 5000건 가까이 발의하고 있는 중이다. 독일은 헌재가 재판소원을 다루지만, 세계적으로 찾기 어려운 사례다. 미국 일본 등은 법원에서 위헌 심판을 맡고 있다. 3심제를 하는 지금도 걸핏하면 소송이다. 4심제를 하면 온 세상이 재판에 빠져들 것이다. 싸구려 변호사들이야 일감이 늘어나면 좋아하겠지만, 헌재는 일을 적게 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겠는가. 이제 국회가 아니라 헌재를 장악하려는 정치투쟁이 벌어질까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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