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개인정보 감시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테러를 당했을 것이라고 연방수사·정보당국이 18일(현지시간) 말했다.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NYSE가 공격을 받아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마비될 위험에 처했다는 뜻이다. 그 밖에 뉴욕 지하철과 덴마크의 신문사, 인도의 한 호텔 등도 테러 위협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키스 알렉산더 국장은 이날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001년 9·11 테러 이후 감시 프로그램으로 최소 50건의 테러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과거에 지금과 같은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면 9·11 테러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SA는 전직 계약직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보당국이 민간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정치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NSA는 24시간 내에 감시 프로그램으로 테러를 막은 구체적 사례를 의회에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키스 국장과 함께 청문회에 나온 션 조이스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NYSE를 비롯해 수건의 폭탄 테러 위협을 차단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사는 한 인물이 예멘 극단주의자와 접촉해 NYSE를 폭파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것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NSA가 제공한 전화통화 정보 덕분에 소말리아 자살폭탄 테러 조직에 자금을 공급한 후원자도 찾아냈다.
FBI는 그 밖에 뉴욕 지하철,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만화를 실었던 덴마크 신문사, 인도의 한 호텔 등에 대한 테러도 감시 프로그램으로 막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대체로 정보기관의 감시 프로그램이 테러 차단에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로저스 정보위원장은 “NSA 직원들이 미국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은 외부의 적만큼 내부의 적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치 루퍼스버거 민주당 의원도 “(스노든의) 뻔뻔스러운 폭로는 미국과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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