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 인터넷데이터센터 '각(閣)' 공개
"21세기 장경각…데이터 기록 후대까지 보관할 것"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21세기 '장경각'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閣)'을 만들어 20일 그 모습을 첫 공개했다. '각'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격을 보관한 경남 합천 해인사 '장격각'에서 따온 명칭. 21세기 기록인 인터넷 데이트를 위한 보존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원 춘천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각은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m²의 부지(약 1만6000평) 위에 건립됐다.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동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졌다.
NHN으로서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셈이다. NHN은 앞으로 기록할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됐고,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보장받게 됐다.
◆NHN은 왜 '각'을 떠올렸나
NHN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2년 전. 네이버 이용자들은 현재 초당 4000회 이상의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고, 초당 2300통 가량의 메일을 주고 받고 있다. N드라이브 경우엔 초당 수백 개, 매일 2000만개 이상의 사진이 업로드 되는데 N드라이브에 하루에 올라오는 데이터 양을 모두 따지면 400 테라바이트(TB) 이상이다.
이렇게 지난 10여년 간 네이버 서비스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는 180페타바이드(TB의 1024배 크기). 각은 폭증하는 데이터 홍수 속에서 페타바이를 넘어 제타바이트 이상의 시대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 데이터를 영원히 후대까지 전하겠다는 '기록 보존'의 의지를 담았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
9만 대 가량의 서버가 보관될 각에는 요소요소에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됐다.
35도 이상의 고온 상면에서 견딜 수 있는 자체 개발 ‘서버가 가장 기본이 됐다.
또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게 해 열 손실을 최소화시킨 ‘차폐시스템’을 비롯해 여름이 길고 고온다습한 한국적 기후에 맞도록 자체 개발 기술등을 설비 곳곳에 적용했다.
전기 사용이 적은 심야 전력도 활용한다.
버려지는 열도 재활용해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예정이다.
각은 인터넷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LEED 인증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LEED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다.
◆NHN이 춘천 택한 까닭은?
NHN 관계자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연평균 기온이 낮고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적은 곳을 찾았다"고 춘천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춘천은 지진, 황사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IDC 운영을 위한 최적의 입지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NHN은 평가하고 있다. 또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연평균 기온이 1~2도 가량 낮아 IDC 운영에 필수적인 냉각을 위한 외기 유입기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다.
각은 외부의 물리적인 재해나 충격에도 중단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진도 9.0 이상의 지진 뿐만 아니라 홍수, 태풍, 화재 등 천재지변도 거뜬히 견딜 수 있을 정도라고. 비상 시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에도 ‘다이내믹 UPS’라는 설비가 작동돼 2.5초 만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 일정 기간(72시간)까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다.
박원기 NHN 정보기술(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앞으로 우리 선조들이 각종 외세 침략에서도 고려 팔만대장경을지켜냈듯 이용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 밝혔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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