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펀드매니저 최대 관심사 뭔가 봤더니 … 버냉키 보다 정치

입력 2013-06-20 09:04  


천문한적인 돈을 굴리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처럼 한때 국내 정치에서 화제에 중심에 섰던 강용석 변호사의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 18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펀드매니저들 70여명을 대상으로 '썰전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주제로 강용석 변호사의 특강을 열었다.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여는 사례는 많다. 매니저들을 대상으로도 각계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한 강연도 수시로 열린다.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이 화두가 될 땐 엔진 기술자를, 북한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북한문제 전문가를 불러 궁금증을 해소한다. 여의도에서 크고 작은 세미나들이 늘 진행되고 있는 배경이다.

각계 전문가의 세미나가 수시로 열리는 여의도지만 정치권에 몸담았던 유명인을 강사로 초빙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과 증권가는 지리적으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지만 여의도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어 왕래가 드물다.

이번 특강에 참석한 70여명의 매니저들도 국회 입법 절차나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나 새정부의 '창조경제' 관련 법안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증이 많았다.

입법 절차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강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법안이 통과되는 시간은 발의한 주체가 의원이냐 정부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며 "부동산 대책처럼 즉각적인 효과가 필요한 법안의 경우 이르면 보름에서 한 달 안에 통과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 발의의 경우 사안에 따라 정부 발의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의 증시에 대한 이해 정도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기본 지식부터 재테크 수단까지 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 수준을 묻자 "국회의원은 자신뿐 아니라 친인척까지 주식투자에 까다로운 제한을 받는다" 며 "일부 투자를 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지만 대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측은 매니저들 사이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여의도 정치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요구들이 있었다고 이번 특강 취지를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들이 국회 입법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 등 정치인들의 '프로세서'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며 "짧은 시간이지만 TV프로그램처럼 여러 사안들을 가볍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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