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보다 나은 아우…車부품社 성장률, 완성차 앞지를 것"

입력 2013-06-20 15:30  

Cover Story - 코프라

자동차 부품시장 업황 및 전망



한국 자동차산업이 성장세 둔화로 지난 5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까지 총 319만대를 판매(공장출고 기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97만대)보다 7.4% 성장했지만, 작년 성장률(7.9%)에는 못 미친다. 2010년의 23.5%, 2011년의 14.7%에 비해선 더욱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형님’ 격인 완성차 회사보다 ‘동생’ 격인 자동차부품회사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자동차부품업 상황이 더 좋아진다? 어쩌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얘기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자동차부품도 특정 완성차 업체의 절대적인 종속에서 벗어나 성장성, 수익성, 나아가 투자심리에 따른 밸류에이션(valuation·실적 대비 주가 수준)까지도 독립적인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부품업체 성장률 상승세

부품업체의 차별화된 성장세는 완성차와 부품업계 성장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연간 자동차 생산·판매량이 700만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완성차 회사의 성장성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경험적으로는 연산 800만대를 넘어서며 GM, 도요타 등이 그랬듯이 성장은커녕 오히려 위기를 맞는 것이 현실이었다.

반면 부품업체는 초기에는 철저하게 특정 업체에 회사의 성장이 연동될 수밖에 없지만, 규모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세계로 시장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차별화할 수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시킴과 동시에 한국 자동차부품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도 부품업체가 완성차 업체보다 더 높은 장기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완성차보다는 지역 대표 부품업체들에 대한 평가가 훨씬 우호적이다.

○중국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한국 자동차부품 업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중국시장에서 쌓고 있는 경쟁력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전 세계 자동차산업 관점에서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부상이다. 중국은 2010년 1806만대(일본 자동차 조사업체 FOURIN 기준) 수요를 넘어서며 미국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 됐다. 중국에서 성공하느냐 여부는 지난 몇 년간 완성차 업체들의 성패를 좌우한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현대차그룹은 빠른 시장 대응으로 중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업체들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 파이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다. 중국시장에서 성패가 갈린 이유 중 하나가 부품인프라의 경쟁력 차이였다.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자동차시장은 1600cc 이하 중·소형차급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중·소형차를 출시하며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의 대응은 신통치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부품 현지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채산성 문제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의 쏘나타는 부품의 약 97%를 중국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70%는 한국 부품업체의 중국 거점을 통한 조달이다. 2000년대 초반 ‘차이나 리스크’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한국 부품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토착화를 통한 경쟁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중국은 향후 5년 내에 5000여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며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 국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부품업계로서는 유례없는 최대 부품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중국 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 자동차부품업계는 중국이 협력하며 배워야 할 파트너로 적합할 수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존재와 성장잠재력, 그리고 토착화 경쟁력은 한국 자동차부품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납품처 다각화로 성장세

완성차에 비해 성장 요인이 다양하다는 점도 부품업체의 차별화 포인트다. 전적으로 자동차 수요 동향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완성차 업체와는 달리 전방산업의 다변화와 납품처 다각화, 아이템 확대 등 부품업체들이 전개할 수 있는 전략은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지난 십수년간 현대차그룹이 이뤄낸 드라마틱한 성장세가 이제는 세계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는 한국 부품업계를 통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은 한국 자동차부품업계 성장성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분기 현대차그룹의 세계시장 판매(공장출하량 기준)는 생산능력 한계, 조업일수, 주간 2교대 영향 등으로 6.3%(중국 제외시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현대모비스 10.5%, 만도 12.8%, 현대위아 7.8% 등 주요 부품업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외형 성장을 했다. 현대차·기아차의 성장을 능가할 수 있는 한국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차별화된 움직임은 이제 시작단계다.

강상민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78020 target=_blank>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 auto.kang@etra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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