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fadela04@hotmail.com>
훌륭한 예술가들 옆에는 항상 그들과 같이 희로애락을 함께 해주는 따뜻한 동반자가 있었다. 베토벤의 고통을 지켜주던 사랑하는 어머니, 여린 쇼팽을 누님처럼 엄마처럼 눕게 해준 조르주 상드, 슈베르트 곁을 언제나 지켜주던 친구들, 외로운 바흐의 인생길을 동행해 주신 하나님. 이들은 분명 그들의 음악을 무한히 아름답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유학 시절 느꼈던 외로움과 내 음악에 대한 회의가 내 삶에 있어서는 가장 큰 고독이었다. 슬픈 시간이 계속되던 어느 날, 나는 아내를 만나게 됐다. 유학생이란 동질감, 드러내진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의 외로움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을 꽃피게 한 것은 아내의 바이올린과 나의 피아노였다. 아내의 바이올린 소리에 묻혀 있는 그리움은 참으로 친숙한 나의 외로움이었는데, 아무 말 없이 우리가 맞춰가는 하모니는 어느새 사랑의 멜로디로 이어져 새로운 나날이 됐다. 차츰 아내의 바이올린 소리가, 나의 피아노 소리가 하나씩 울려도 더 이상 슬프지 않게 됐을 때 우리는 결혼했다. 그리고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서로의 그늘에 누워 투정도 부리면서 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위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카메라타는 16세기 후반 이탈리아 피렌체의 예술후원자였던 조반니 데 바르디 백작의 응접실에서 모이던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살롱’이라는 쉬운 이름의 이탈리아어 ‘카메라’에서 유래된 말로 훨씬 따뜻하게 청중에게 다가서는 말이다. 카메라타는 당시 예술가들의 사교모임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큰 예술적 영감을 줬다. 카메라타 구성원들의 노력은 당시 음악계 전 분야에 영향을 줘 결국 최초의 오페라를 탄생시킨다.
이러한 후원자들의 모임은 커다란 극장이나 교회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연주자가 떨리는 걸음으로 나가 멋들어진 연주를 마친 뒤 커튼콜을 받고 내려오는 지극히 형식적인 음악은 아니다. 왕후나 귀족의 저택 안에서 긍정적인 미소로 반겨주는 몇 사람을 앞에 놓고 따뜻한 선율을 풀어내는 것이다. 오늘날 예술가나 단체들의 후원회 성격의 이런 모임은 당시 예술가들에게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내 음악 인생은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한다. 아무리 외롭고 힘들다 하더라도 더 깊고 따뜻한 빛깔로 만들어져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살아가고 싶다.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fadela0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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