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제조업 지수 부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 역시 지나치게 과민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중단) 발언은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될 경우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수준"이라며 "중국 제조업지수의 부진도 크게 보면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와 소비(도시화)로의 경제구조 변화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진통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이번 FOMC회의 결과를 계기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로 급등하며 장기물의 상승세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그는 하지만 한편으로 1년 만기 국채금리는 6월초 이후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장단기 국채금리 스프레드(10년-1년 국채금리차)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확대됐다며 이는 경기회복을 반영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연말 경에나 구체화될 전망인 반면 당장은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장단기 채권금리가 엇갈린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연준은 미국 경제가 전망대로 개선된다면 연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면서 경기 개선세가 좀더 강화될 경우 내년 중반 양적완화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가 개선되는지가 중요한데 연준은 올해(내년)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을 각각 2.3~2.6%(3.0~3.5%)와 7.2~7.3%(6.5~6.8%)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의 5월 실업률은 7.6%로 4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현재 7.6%에 달하고 있는 미국의 실업률이 0.3~0.4%p 가량 떨어져야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2011년 11월 8.5%에 달했던 미국의 실업률이 0.4%p 떨어지기까지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고 2012년 8월~2013년 2월(8.1% → 7.7%)의 경우에는 6개월이 걸렸다는 점에서 보면 빨라야 연말에나 연준의 전망치에 근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지난 1분기 2.4%에 달?던 미국의 성장률도 2분기에는 1.9%에 머물 전망인데,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야 역시 연준의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미국 경기회복세는 더욱 강화된다고 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에 있어서도 나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결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실제로 시행되는 시기는 최소한 연말 경이나 가능하다고 할 수 있으며, 그만큼 양적완화 축소와 경기회복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정책에 대해 자신을 갖고 착실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점까지 감안할 때 당장 주요 선진국 유동성 축소와 경기둔화 우려를 심각하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 국면에서 볼 수 있는 밸류에이션(12개월 전망치 기준 KOSPI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7.6배와 0.97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미국의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도 근 2년래 최대치로 확대된 상황이라며 지나친 우려감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는 만큼 이제는 반작용의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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