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올 연말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한 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관련 발언이 시장에 반영되기 전인 지난 19일과 비교해 금값은 21일까지 이틀간 4.41%, 구리값은 2.68% 떨어졌다. 알루미늄값은 당 1800달러 밑으로 떨어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커피값도 3.46% 하락해 4년 만의 최저치다.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면서 이들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도 감소해 가격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2009년 Fed의 양적완화 개시 이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주제인 ‘하이퍼 인플레이션(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물가 상승)’이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자재에 투자해 왔다. 물가 상승 기간에는 원자재 투자가 주식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줬던 경험 때문이다. 2011년 9월 금값이 2008년 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해 트로이온스(31.1g)당 192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일 Fed가 양적완화 종료 로드맵을 제시한 시점까지 기대했던 높은 폭의 물가 상승은 없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1%대로 Fed가 제시한 장기 목표치(2%)에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 미 물가연동채 10년물 가격은 18% 떨어져 17개월 만의 최저치다.
자산운용사 블루스타어드바이저의 프레드릭 덥리온 대표는 “Fed의 양적완화 종료 공식화는 금값 상승 추세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말했다. 제이슨 로트먼 리도아이슬어드바이저 전략가도 “지난주 금값 예상가로 1339달러를 제시했는데 앞으로 5년간은 이 가격에 도달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가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세계 구리 생산량의 40%를 소비하는 중국은 산업용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국가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금을 사모으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로 각국 국채값이 떨어지면서 금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이유다. Fed의 예상대로 미국이 완만한 경기 회복을 지속하면 산업용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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