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CEO 경영노트] 골목상권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면승부 피하는게 상책

입력 2013-06-23 14:58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기 전 필자는 동네상권에서 가게를 열어 성공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골목상권에 정이 간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도 동네상권에 적합한 업종을 내놓게 됐다. 개인적인 이유를 떠나서라도 골목상권은 매력 있는 상권이다. 경쟁자도 고객이 되는 까닭이다. 안타까운 것은 동네의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연일 골목상권 살리기를 부르짖고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효과를 보는 것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매출을 올려주는 주체는 소비자들이고, 정부 정책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무시무시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첫 번째 과제다. 환경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인 자세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영업자의 몫이다.

생존이 목적인 정글에서 환경을 탓할 필요는 없다. 정글에서 모든 생물은 나름대로 생존의 방식이 있다.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생존 방식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 지금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숙제다. 생존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고, 그 매출을 올려주는 주체는 바로 고객의 마음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차별화된 상품이다.

언젠가 대기업 빵집을 이기는 동네 빵집의 사례를 본 적이 있다. 그 빵집의 전략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었다. 똑같은 상품으로는 이길 수 없지만 다른 상품을 만들어 이기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빵집이 만드는 크로켓은 기름에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데 그 빵집은 구워내고 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었지만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구워내서 담백한 크로켓, 발상의 전환이다. 그랬더니 멀리서도 고객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필자도 그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본초불닭발’을 출시했다. 닭발전문점은 경기에 상관없이 매출이 일정한 편이다. 닭발요리는 중독성이 강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조리 방법이 번거롭고 까다롭기 때문에 경쟁점도 많지 않다. 결정적으로 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시장을 지배하는 닭발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었다. 싸우지 않고 갈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전략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품의 완성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은 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무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필자는 닭발 전문점을 출시하기 2년 전부터 전국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닭발집 다섯 곳을 직접 찾아가 조리법을 전수받고 각 조리법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다음 ‘나만의 조리법’을 찾아냈다. 지금은 본사에서 제품을 가져다 쓰는 취급 점포가 300곳을 넘어섰다.

때로는 경쟁을 피하는 것도 생존의 방법 중 하나다.

방승재 < 본초불닭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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