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고그룹' 이서현의 꿈 날개 펴다…제일기획, 칸 국제광고제 20개부문 수상

입력 2013-06-23 17:37   수정 2013-06-23 23:35

해외 광고업체 M&A…공격적 전략 성과 거둬
美 자회사 제작 '신더' 그랑프리 수상 기염



제일기획이 세계 최대 광고축제인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서 대상인 그랑프리를 비롯 모두 20개 부문에서 상을 받아 축제 분위기다. 회사 내에선 2009년 기획담당 임원으로 회사 경영에 본격 참여한 이서현 부사장(사진)이 글로벌 광고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 강화에 힘쏟은 게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제일기획은 22일(현지시간) 폐막한 프랑스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대상) 1개, 티타늄상 1개, 금상 4개, 은상 3개, 동상 11개 등 20개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일기획이 세웠던 12개 부문 수상을 넘어선 것으로 국내 광고회사로는 최다 부문 수상이다.

제일기획 측은 “한국 본사뿐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홍콩 등의 해외법인이 동시에 각 부문상을 받음으로써 글로벌 광고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랑프리를 차지한 작품은 제일기획이 2009년 인수한 미국 자회사 더바바리안그룹(TBG)이 출품한 ‘신더(cinder)’다. 신더는 디지털 스크린에 적용하는 터치 기술 등을 개발하는 데 쓰는 소프트웨어로 올해 신설된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제일기획이 삼성생명, 서울시와 함께 서울 마포대교에서 벌인 자살 예방 캠페인 ‘생명의 다리’는 단일 작품으론 국내 최다인 9개상을 휩쓸었다. 또 제일기획 독일법인이 유엔과 공동 진행한 ‘강제 결혼으로부터의 자유’ 캠페인은 금상 1개, 은상 1개, 동상 4개를 받았다. 영국법인의 삼성 스마트카메라 광고는 금상 1개와 동상 2개, 홍콩법인의 유니세프 기부 캠페인은 동상 1개를 수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딸인 이 부사장은 2009년 기획담당 임원으로 제일기획 경영진에 합류한 뒤 경영전략 전반에 대한 업무를 챙기면서 해외사업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작년 미국 광고회사 매키니와 중국 브라보사 인수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유럽 최대 철도회사인 도이치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인 아람코,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CMCC 등 해외 광고주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칸 광고제에 앞서 100건이 넘는 출품작을 일일이 검토하고 세미나 발표 자료를 직접 챙기며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1997년 미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부사장은 2005년 제일모직 기획담당 임원으로 경영에 본격 참여했으며 현재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 부사장과 제일모직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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