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데이터센터, 폐열로 식물 길러 온도 조절

입력 2013-06-23 17:44   수정 2013-06-23 23:32

인터넷 기업 최초 IDC 설립…2억명 고객 데이터 관리


“NHN에서 자체 제작한 서버입니다.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면 견디지 못하는 기존 서버와 달리 35도의 고온에서도 견딥니다.”

지난 20일 NHN이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지은 데이터센터 ‘각’을 공개했다. 강원 춘천시 동면에 있는 이 데이터센터는 세계 네이버 이용자 3700만명과 라인 이용자 1억7000만명의 모든 정보가 적어도 한 카피(copy)는 담겨 있는 NHN 데이터의 ‘총본산’이다.

축구장 7배 크기의 5만4229㎡(약 1만6000평) 부지에 세워진 각은 포털사이트의 방대한 정보를 담기 위해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관리동인 본관을 둘러싼 3개 서버관은 ‘V자’ 형태다. 일자형 건물에 비해 바람과 닿는 면적이 넓다.

건물 외부는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비스듬한 ‘루버’를 여러 개 덧댔다. 루버의 각도는 직사광선을 덜 받고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했다.

기존 서버와 달리 ‘팬’과 ‘파워서플라이’를 바깥으로 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서버를 자체 제작해 이용한다. 서버를 넣을 수 있는 랙도 40㎝ 높게 설계해 많은 서버를 넣을 수 있게 했다.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바람은 바깥 공기를 필터링해 이용한다. 여름에는 심야 전력을 비축해 낮에 쓴다. 이 같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서버 운영 전력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폐열을 이용해 건물 외부에는 겨울에도 살 수 있는 ‘세덤’ 식물을 기르고 있었다. 이 식물들은 데이터센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각’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존해 온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따왔다. 박원기 NHN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NHN 이용자의 기록을 보존하자는 것은 이해진 의장을 비롯한 모든 경영진의 공통된 소망”이라며 “NHN 이용자의 ‘삶의 향기’를 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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