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이디어 하나로…치안 서비스도 '창조 시대'

입력 2013-06-23 18:09   수정 2013-06-24 02:44

비닐하우스촌에 번호표…“사고 나면 3분내 출동”
배달 오토바이에 스티커…날치기 막고 업소광고도

"찾아오는 경찰에 공감"…주민·점주들 반응 좋아









서울지역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의 경찰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주민 불편을 덜어준 ‘창조 치안서비스’가 주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내곡파출소는 개별 주소도 없이 몰려 사는 비닐하우스촌에 번호표를 달아 치안·소방 공백을 메웠다. 강남 반포지구대는 오토바이 뒤에 큼지막한 스티커를 붙여 분실을 줄이고 범죄 활용 가능성을 낮췄다.

23일 서울 내곡동 샘마을길. 서울 염곡동 내곡파출소에서 세곡동 방면으로 큰길을 따라가다 국가정보원 인근 야산 골목길로 들어서면 나타나는 길로 근처에는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빌라가 몰려 있다. 여기서 500m 산속으로 들어가자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이 눈에 들어왔다.

66번 번호표가 붙은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주민 정모씨는 “번호표 달 때만 해도 귀찮게만 여겼는데 급한 일로 찾으니 경찰이 5분 내에 출동했다”며 “이제는 사람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에 살맛 난다”고 흐뭇해했다.

서울 도심에서 밀려난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노인 등 398가구가 13개 자연부락 마을에 살고 있는 이곳은 최근까지 전형적인 치안 사각지대였다. 더 이상 잃을 것도 갈 곳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절도, 폭행, 화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겼다. 주소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신고를 받고도 5분 거리의 사건 현장에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4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변화는 무허가 비닐하우스에 번호표를 달자는 작은 제안에서 비롯됐다. 제안자는 권기선 내곡파출소 경사(42). 그는 “호화주택 주민도 비닐하우스 거주자도 치안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관할 주민”이라며 아이디어 배경을 설명했다. 권 경사의 제안 이후 소장 등 내곡파출소 20명 전원은 근무 외 시간을 활용, 100여일을 매달린 끝에 이달 초 398가구에 번호표를 부착하고 주민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확보했다. 치안 지도도 새로 만들어 신고 즉시 위치 파악이 가능해졌다.

번호표 부착 위력은 화재 발생 때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초 번호표를 먼저 붙인 샘마을길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경찰은 현장까지 3분 만에 도착했다. 일부 소방서는 화재 현장을 파악하지 못해 30~40분을 허비했다. 박동술 내곡파출소 경위는 “번호표 부착 과정에서 비닐하우스촌 거주자 실태를 파악한 것도 성과”라며 “복지 지원 등 추가 서비스도 모색 중”이라고 뿌듯해했다.

경찰의 아이디어가 치안과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사례도 있다. 서울 반포지구대는 오토바이 범죄를 막기 위해 가로 60㎝, 세로 29㎝의 빨간색 스티커 116개를 제작, 지난달 23일부터 관내 배달음식점 오토바이에 붙였다. 스티커에는 흰색 글씨로 ‘점포 이름, 점포 전화번호, 점포가 있는 동’이 씌여졌다. 개당 5000원의 제작 비용은 음식점이 부담했다. 민경선 반포지구대 경위(56)는 “오토바이 범죄 때 추적이 쉽고 범죄 억제력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음식점들의 반응도 뜨겁다. 반포지구대 관내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김해영 씨는 “오토바이를 분실했는데 역삼동에 버려져 있던 것을 다음날 바로 찾았다”며 “스티커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원동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신형섭 씨는 “도난된 오토바이가 범죄에 쓰이면 오토바이 주인에게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며 “오토바이 분실 예방은 물론 업체 홍보도 돼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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