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BMW, 5000만원대 독일 스포티 세단 '맞짱'

입력 2013-06-24 15:30  

폭스바겐 CC R-라인, 부드러운 승차감·강한 주행성…소음·진동 적어 정숙성 뛰어나
BMW 320d 스포츠, 순간 가속력·날렵한 주행감 탁월…멋진 디자인에 역동적인 드라이빙



5000만원대 독일 스포티 세단. 30~4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쟁취’하고 싶은 목표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세그먼트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독일 3사다. BMW 320d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 C220 CDI와 아우디 A4 2.0 TDI도 위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특유의 개성과 장점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차량들이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독일 세단 한 대가 더 있다. 폭스바겐 CC R-라인이다. 날렵한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에 4도어의 실용성까지 갖춘 CC 중에서도 ‘달리기’에 좀 더 집중한 디젤 모델이다. 왕좌를 지키고 있는 BMW 320d, 이에 도전장을 내민 CC R-라인을 차례로 시승했다.

○CC R-라인 승차감·주행성능 갖추고 정숙성 돋보여

디자인은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신형 CC의 생김새가 별로다. 프런트 그릴에 패밀리룩이 적용되면서 중형 세단인 파사트와 차별화되는 개성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 디자인은 이전 모델이 더 CC다워 보인다. 하지만 CC의 현재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도 많다.

주행 성능은 예상 밖으로 뛰어났다. BMW 특유의 딱딱한 서스펜션 세팅보다 한결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이면서도 강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핸들링도 민첩했고 코너도 잘 공략했다.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승차감은 감탄을 자아냈다. 서스펜션의 에어가 ‘피식’ 소리를 내면서 꿀렁거림을 깔끔하게 잡아냈다. 다른 하나는 정숙성. 디젤 세단이지만 소음과 진동이 가솔린 모델 수준으로 적었다. 이 부분은 분명 BMW 320d보다 나았다. 가격도 5060만원으로 BMW 320d 스포츠(5460만원)보다 싸다.

○BMW 320d, 재미있는 드라이빙의 정점

역동적인 드라이빙으로 도로에 착 달라붙어 내달리고 싶다면 320d만한 ‘물건’을 찾기 힘들다. 응답성 높은 가속력과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차체를 날렵하게 이끌어가는 주행감, 코너링을 할 때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느낌은 BMW 3시리즈에서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디자인은 이전보다 더 날렵해졌고 차체는 길어졌다.

스포츠 트림에만 달려 있는 패들시프트와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주행의 편의성, 민첩함을 더했다. 운전석 앞유리에서 다양한 주행정보를 보여주는 풀컬러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편리한 기능이다. 가격은 CC R-라인보다 400만원 비싸지만 BMW라는 브랜드 밸류와 날렵하면서도 멋진 디자인은 이 정도 가격 차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전 3시리즈보다 차체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5시리즈급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3시리즈의 매력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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