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스캔들까지…대형은행 CEO 연봉 10% 깎였다

입력 2013-06-24 17:05   수정 2013-06-25 02:58

이퀼러, 15개 글로벌 은행 조사
CEO 평균 연봉 133억원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 1위



투자자들은 은행 최고경영자(CEO)의 고액 연봉을 좌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 CEO의 연봉이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CEO 연봉조사업체 이퀼러가 15대 대형 은행을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이들 은행 CEO의 평균 연봉은 1150만달러(약 133억원)를 기록했다. CEO 연봉이 인상된 곳은 웰스파고와 HSBC, 크레디트스위스 등 3곳에 불과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은행 CEO였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지난해 19% 삭감되며 1870만달러를 받아 2위로 밀려났다. 1위는 연봉이 7.8% 인상돼 1930만달러를 받은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이 차지했다.

연봉 삭감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실적 부진이다.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은행업 침체로 지난해 조사 대상 은행 가운데 FTSE지수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크레디트스위스와 스페인의 DBVA 등 두 곳에 불과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은행 이익이 쪼그라드는 와중에 CEO들이 많은 월급을 받는 것에 주주들이 분노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은행들이 대거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사건에 연루되며 RBS 6억달러, 바클레이즈 4억5000만달러 등 거액의 벌금을 감독당국에 물게 된 것도 이유다. 다이먼 회장도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은행에 손실을 입힌 ‘런던 고래’ 사건에 따른 여파로 연봉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은행원 보너스 지급 제한 조치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이퀼러는 “은행들이 보너스를 줄이는 만큼 기본 급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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