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역사의식은 위·촉·오의 삼국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조, 유비, 손권 등이 누비던 ‘삼국지’에 지금도 열광하는 독자가 많다. 진(晋)나라의 삼국통일 후 화북 지방을 차지한 건 북방민족이었다. 한족은 강남으로 밀려 동진(東晋)을 세웠다. 이후 남북조시대가 열렸다. 이른바 북방민족의 화북과 한족의 강남으로 대별되는 문명사의 큰 줄기가 이 때 나눠졌다.
시안(西安)·베이징(北京) 중심의 북방과 항저우(杭州)·쑤저우(蘇州) 축의 남방으로 중국 문화의 특징을 구분하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북방이 정치중심이라면 남방은 경제중심이다. 정치와 군사 중심지인 북방에서 공자, 맹자, 순자 등 유교 사상가가 나왔고 물자가 풍부한 강남에서 무릉도원, 도가사상이 발달한 연유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도 시안은 약 3000년 전 주나라 무왕 이후 13왕조의 도읍지였다. 당나라 때는 인구 100만명이 넘을 정도로 번성했다. ‘아무데나 땅을 파면 유물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적도 많다.
관광객들은 진시황의 ‘병마용’과 양귀비가 목욕을 즐긴 ‘화청지’를 가장 많이 찾는다. 농부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한 병마용은 아직도 발굴 중이다. 1호, 2호, 3호 갱만 일반에 공개됐다. 시황제 사후 진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초나라 항우가 군사를 일으켜 도성을 불태우고 병마용도 부숴버렸는데 인마상 조각들을 하나씩 짜맞춰 복원한 게 지금의 병마용이다.
43도의 온천수가 샘솟는 화청지에는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양귀비의 동상이 있다. 요즘 유행과는 달리 풍만한 자태여서 묘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담은 무용극 ‘장한가’가 공연되고 있다. 백거이의 서사시를 명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했는데, 여산의 1개 면 전체를 세트장으로 활용해 탄성을 자아낸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레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뒤 29일엔 시안에 들른다고 한다. 500여년 간 중원을 지배한 베이징과 3000년 역사의 옷을 두른 시안을 잇달아 찾는 여정이 꽤 상징적이다. 특히 시안은 서부 대개발의 거점이고 중국 3대 교육도시의 하나여서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축한 곳이다. 고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이곳에는 우리 기업도 많이 진출해 있다.
한·중 협력의 새 장을 여는 현대판 실크로드가 이곳에서 다시 시작되길 기대한다. 개인이나 국가의 진정한 번영은 화합과 협력, 교류에서 나온다. ‘장한가’의 절절한 대목도 그렇다. 암수 각각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어서 둘이 합쳐야 날 수 있는 비익조(比翼鳥), 두 나뭇가지가 맞붙어 함께 자라는 연리지(連理枝)의 힘….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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