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약, 이름만 보고 선택하나요?…이젠 효능까지 따져보세요

입력 2013-06-25 15:35  

제약업계 라이벌 대전

"손에 상처가 났는데 마데카솔이 좋습니까, 후시딘이 좋습니까."
"인사돌과 이가탄 중 잇몸에 더 잘 듣는 약이 뭡니까."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이다. "상처가 난데 바르는 약 주세요"라거나 "잇몸이 아픈데 먹는 약 주세요"가 아니라 특정 회사의 제품명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특성은 가정 상비약인 상처치료 연고제나 잇몸약 등이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의약품과 달리 소비자들이 기호에 따라 약국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약사들의 마케팅 투자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쟁하는 두 회사가 십수년간 집중적인 광고 등을 통해 ‘양강 라이벌 체제'를 형성하고 막강한 고객 인지도를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 상처치료 연고제 시장에서 경쟁 제품인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의 소비자 인지도는 90%대에 달한다. 인사돌과 이가탄도 비슷하다.

하지만 높은 인지도에 비해 이들 의약품의 실제 효능을 제대로 알고 구매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거의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약이긴 하지만 ‘비교 효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전통 라이벌 제품이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이다.

마데카솔 vs 후시딘

동국제약의 마데카솔과 동화약품의 후시딘은 30년 이상 국내 상처치료제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해왔다. 약효가 비슷한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두 제품은 성분과 효능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동국제약이 1970년 내놓은 마데카솔은 식물 성분의 상처치료제다. 염증 및 2차 감염 우려가 없는 상처에 새살을 잘 돋게 해 흉터가 남지 않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데카솔 성분은 ‘센텔라아시아티카’라는 식물의 추출물이다. 브랜드명 마데카솔은 원료 식물이 자라는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의 지명으로부터 유래됐다.

센텔라아시아티카는 상처 치유 과정에서 정상 피부와 유사한 콜라겐을 합성하도록 도와 새살을 빠르게 재생시켜줄 뿐만 아니라 상처 치유 후 흉터가 남지 않도록 도와준다. ‘마데카솔분말’은 피나 진물이 나는 상처, 특히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욕창에 효능이 뛰어나다. 의약외품인 ‘마데카솔연고’는 일반 슈퍼에서도 살 수 있다.

동화약품 후시딘은 마데카솔보다 다소 늦은 1980년대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덴마크 제약회사 레오파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 후시딘은 안전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후시딘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고 상처치료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피부 자극에 의한 발진, 부종 등의 부작용이 적어 신생아 미숙아를 제외한 생후 4주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연고의 주성분인 푸시딘산나트륨은 피부 침투력이 강해 염증을 빠르게 치료해준다. 피부 감염증의 주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탁월한 항균력이 특징이다. ‘후시딘겔’은 특수한 기제를 사용해 끈적임이 적고 흡수가 빠르다.


인사돌 vs 이가탄

치아와 잇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잇몸약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잇몸약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동국제약 인사돌과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후발주자 명인제약 이가탄이 주인공이다.

대표적인 잇몸약인 이들 두 제품도 성분과 효능 효과에서 대조를 보인다. 생약성분이 주성분인 인사돌은 허물어진 치조골을 재건시켜 잇몸 속 기초를 단단하게 해주고 파괴된 치주인대 재생을 도와 치아의 비정상적인 흔들림을 막아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잇몸 속 염증반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틀니가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준다. 임플란트 시술 전에 인사돌을 복용하면 허물어진 치조골을 재건시켜서 임플란트의 성공확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가탄은 네 가지 화학성분의 복합처방제다. 이들 성분이 소염 및 항산화 작용을 하고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치은염이나 치조농루에 의한 부기, 출혈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높다. 반면 잇몸 속 기본 조직인 치초골과 치주인대 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인사돌과 이가탄은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에서도 효능 차이를 보였다.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치과대학의 임상연구에서 치은염 및 치주염 환자에게 인사돌을 3개월 투여한 결과 치주질환 임상지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켈일링과 동시에 인사돌을 복용하면 치주병을 줄여주고 당뇨환자의 치주질환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입증됐다. 이가탄도 연세대 치과대학의 임상연구를 통해 중등도 이하의 치주질환에 대한 치은출혈 감소와 치주염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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