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시상식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 연출됐다. 160억원을 투자한 블록버스터 대작 ‘위키드’를 제치고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출발한 소규모 뮤지컬 ‘애비뉴Q’가 최우수작품상과 음악상, 각본상 등 ‘빅 3’를 거머쥔 것이다. 손으로 조작하는 인형인 ‘퍼핏’을 앞세운 발칙한 상상력과 참신함, 실험정신이 높이 평가된 결과였다.
‘애비뉴Q’가 2003년 뉴욕 초연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영국 GWB엔터테인먼트의 투어 공연으로 오는 8월23일부터 10월6일까지 6주간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설앤컴퍼니가 내한 공연을 주관하고,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 E&M이 공동 제작사로 참여한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26일 서울컨벤션 일루미나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애비뉴Q’는 토니상 수상작 중 가장 혁신적인 작품”이라며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날로 커지고 있는 새로운 뮤지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미국 유아 학습용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인형 캐릭터들이 자라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뉴욕의 달동네 ‘애비뉴Q’에 사는 청년 백수, 유치원 보조 교사, 클럽 가수, 야동 마니아 등으로 등장한다. 일반적인 인형극과 달리 인형을 조종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대로 무대에 드러난다.
내용도 아동용이 아니다. 음담패설과 성적 유머가 난무하고 낯 뜨겁고 직설적인 대사가 가득하다. 취업과 실업 문제, 동성애, 인종 차별 등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며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희망을 노래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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