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The H' 프로젝트…인재 '길거리 캐스팅'

입력 2013-06-25 16:57   수정 2013-06-26 01:03

정류장에서 쓰레기 줍던 학생 뜻밖의 제안을 받다

스펙보다 인성 평가



밤 늦은 시간 홀로 도서관에 남아 공부하던 대학생 A씨, 버스 정류장 앞에서 쓰레기를 줍던 B씨는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현대자동차 채용팀입니다. 지원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현대차가 업계 최초로 길거리 캐스팅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현대차는 25일 신개념 채용 프로그램 ‘The H’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학점, 전공, 영어성적 등 스펙이 아닌 인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인재채용팀이 두 명씩 조를 이뤄 최대 10개 조를 대학생이 자주 가는 서울 신촌, 강남 일대와 각 대학 캠퍼스에 투입할 계획이다. 방문 시기와 장소, 선발 인원은 모두 ‘비밀’이다. 취업 준비생들이 특정 장소에 몰릴 수 있어서다. 지역은 수도권을 시작으로 지방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새로운 채용 방식인 만큼 대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과장급 이하 젊은 직원을 파견해 자연스럽게 지원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포장되지 않은 본연의 모습과 인성을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발 대상은 대학 3학년(남성은 군필자)이다. 4학년과 졸업 예정자는 공채 지원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제외했다. ‘The H’ 프로그램에 캐스팅된 학생들은 4개월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갖고 근교 여행, 봉사활동, 합숙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신입사원으로 최종 선발된다. 현대차는 참여자가 원하는 내용에 맞춰 임원들과의 만남, 직무 설명회 등의 기회도 줄 예정이다.

현대차는 서류전형과 면접 등 틀에 박힌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면서 입사 지원자의 사진란을 없애 ‘외모를 따지지 않는 채용’을 선언했다. 하계 인턴사원 ‘H 이노베이터’를 모집할 때는 아예 이력서를 없앴다. 현대차는 스펙 위주의 선발을 지양하기 위해 상시 채용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친구 추천제 등 참신한 인재 발굴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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