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우리금융 매각 시작..지방은행-증권사-우리은행 순

입력 2013-06-26 10:00  

정부가 우리금융지주를 지방은행계열·증권계열·우리은행계열 3개 묶음으로 나눠 파는 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당장 내달부터 경남은행·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계열에 대한 매각을 시작하고, 8월부터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 등 증권계열을 판다. 우리은행계열은 내년 초 매각을 시작해 내년 말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처럼 구체적으로 매각 일정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복잡한 매각과정에서 구체적 일정을 미리 제시함으로써 매수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제값을 받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요자와의 협상 중 가격이 맞지 않거나,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경남은행 ‘은행’ 형태 매각

정부는 이에 따라 곧바로 내달 지방은행 매각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를 인적분할해서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하고,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과 합병해서 ‘은행’의 형태로 판다. 매각 주체는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56.97%)인 예금보험공사다. 일부 지분매각 없이 예보가 보유한 지분 전체(56.97%)를 한꺼번에 판다.

매각 대상 가운데 경남은행은 수요자가 뚜렷하다. 부산은행을 갖고 있는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을 가진 DGB금융지주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영남지역의 패권을 누가 갖느냐와 깊은 관계가 있어서다. 이외에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매수를 희망하고 있고, 신한·KB·하나 등 전국적인 금융회사들이 입질에 나설 수도 있다. 광주은행은 지역상공인들과 전국권 금융지주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경남·광주은행을 꼭 각각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희망하는 수요자가 있을 경우 2개 은행을 묶어서 파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 별도매각

정부는 지방은행과 증권계열을 ‘동시에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4주 가량 간격을 두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이사회 결의 및 매각자문사 선정기간(4주) 등을 고려해서다. 이에 따라 실제 매각공고는 8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증권계열로 묶이는 회사들 중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한 덩어리로 묶어 팔고, 시장에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은 각각 따로 팔 계획이다.

증권계열을 파는 주체는 다른 2개 묶음과 달리 우리금융지주다. 예보가 매각할 경우 인적분할시 주요 자회사(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예보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져 매각 가치가 저하된다는 문제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증권계열 회사들을 사려는 주체는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 전체를 한꺼번에 사야 한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율은 우리투자증권이 37.85%, 우리파이낸셜이 52.02%, 우리아비바생명이 51.58%, 우리F&I와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각각 100%다.

○내년 우리은행 매각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매각공고는 내년 이뤄진다. 신 위원장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은행계열 매각을 늦추는 이유에 대해 “지금 매각하는 것보다 시차를 두고 매각하는 것이 매각 가능성을 높인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지주회사를 은행 형태로 바꾸면 금융지주회사의 엄격한 소유규제를 벗어날 수 있고, 자회사를 먼저 매각하면 매각 규모를 줄이고 인수자 자금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최소입찰규모가 어느 정도 되느냐가 수요자 증가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최소입찰규모를 미리 정하지 않고 우리은행 매각절차 개시 시점의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서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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