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BS금융은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하나의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성세환 BS금융 회장 내정자는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전략과 자금 문제는 거의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했다.
DGB금융은 부산은행과 달리 대구은행의 영업지역과 산업 기반이 경남은행과 겹치지 않아 인수 시 지역 발전에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춘수 DGB금융 회장은 “내달 초 인수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릴 예정”이라며 “정부가 최고가 매각 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제시할 인수 가격 등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31조3000억원(작년 말 기준)이다. BS금융(부산은행 43조2000억원)이나 DGB금융(대구은행 37조5000억원)이 인수할 경우 총자산 70조원 안팎의 거대 지방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67조원)과 한국씨티은행(55조원)보다도 덩치가 커진다. BS금융과 DGB금융 외에 경남지역 상공인들도 경남은행 인수를 원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 가능성은 미지수다.
광주은행의 경우엔 내달 초 출범하는 JB금융지주(전북은행)가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광주은행 인수에 따른 경제효과를 면밀히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지역 상공인단체나 지난 2010년 매각 당시 관심을 보였던 중국 공상은행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권 일각에선 신한이나 하나 등 대형 금융지주사가 경남·광주은행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금융지주사가 경남·광주은행을 인수하면 다른 지방은행이 인수하는 것보다 반발이 덜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신한과 하나지주 내부에선 적극적인 인수 검토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은행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을 인수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에서 지역정서나 정치적 논리에 따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경남·광주 지역의 정치권, 상공계, 노동계가 우선협상권이나 은행법 예외 적용 등의 초법적 요구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정서나 정치 논리에 휘말리면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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