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달’을 맞아 25년 전 최전방 부대에서 부하 장병 14명을 구하고 숨진 한 장교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장학금이 대학 동문들에 의해 제정됐다. 부경대 육군학군단은 26일 오전 11시 대학본부 2층 대회의실에서 ‘제1회 이동진 대위(사진) 호국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이 장학금은 1988년 5월4일 강원 중부전선 최전방 부대에서 폭발하는 지뢰를 자신의 몸으로 막아 부하 14명을 구하고 순직한 중대장 고(故) 이동진 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 대위는 1986년 2월 부산수산대(부경대 전신)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ROTC 24기 소위로 임관했다. 부경대 육군학군단 훈육관 정기주 소령(45)은 “이동진 동문의 희생 리더십은 장교들이 새겨야 할 의로운 덕목”이라며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후배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 이 동문 이름으로 장학금을 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학기금은 동문들이 마련했다. 부경대 육군학군단 동문회(회장 옥명식)가 4년간 해마다 500만원씩 모두 2000만원을 내기로 대학본부 측과 약정하고, 최근 올해분 500만원을 기부했다. 군 복무 중인 부경대 육군학군단 졸업생 33명도 장교 월급에서 추렴해 매월 1만원씩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하고, 올해는 100만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이날 60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학군단 3·4학년 학생 20명에게 30만원씩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내년부터는 육군학군단 동문회(500만원)와 졸업생들(396만원)이 896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학군단 학생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윤승재 후보생(공간정보시스템공학과 4년)은 “이동진 선배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다”며 “고인의 부하 사랑 정신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국가에 헌신하는 장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5사단 38연대 승리부대 중대장이었던 이 대위는 제대 2개월을 앞두고 GP 지뢰매설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돌풍이 불어 예기치 않은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고함을 쳐 부하를 피하게 하고 자신은 순직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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