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를 맞은 감자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미감자 상품(上品) 20㎏ 한 상자의 평균 경락가는 1만2703원으로, 1년 전(2만1403원)보다 40% 떨어졌다. 경매가격 하락으로 농협의 감자 수매가격도 덩달아 내려갔다. 이달 중순부터 감자 수매를 시작한 충북 괴산 불정농협에서는 농민들에게 ㎏당 평균 650원을 주고 있다. 작년 평균 수매가인 750원보다 13% 하락한 것이다.
농민들은 “이 정도로 가격이 형성되면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감자 200상자
를 출하해도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라는 것이다.
가격이 이처럼 내려간 것은 전국적으로 감자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여러 지역에서 감자를 일시에 출하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3월 초 수확한 하우스 햇감자의 출하량이 많았고, 최근 노지감자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공급량이 더욱 늘어났다. 남무현 불정농협 조합장은 “예년에는 12만상자 정도 수매했는데 올해는 생산량이 늘어 20만상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 지역에서 감자가 한꺼번에 출하되면서 도매시장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수요가 급감한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고구마와 감자는
따뜻한 간식을 즐기는 1~3월에 소비가 가장 활발하고, 날이 더워지면 매출이 줄어드는 품목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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