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침체가 심화되면서 인테리어 가구 부동산중개 생활가전 광고·컨설팅 등 수많은 연관산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관련 산업 규모는 가구(9조원) 인테리어(6조원) 부동산중개업을 비롯한 기타(8조원) 등 총 23조원에 이른다. 이들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여서 건설산업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서민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중개업소 1만8000여곳이 문을 닫았다. 지방보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은 서울에서는 폐업한 중개업소가 5000여곳에 달한다.
양소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홍보실장은 “수도권 중개업소 두 곳 중 한 곳이 올해 거래를 한 건도 못했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부동산마케팅 업체인 닥터페퍼의 김창욱 팀장은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수도권을 떠나 혁신도시·기업도시 건설 등의 개발 호재가 있는 지방으로 옮겨 다니는 불안정한 생계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삿짐센터나 소규모 인테리어업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극심한 거래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생계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제기동에서 이삿짐센터를 운영 중인 K업체 관계자는 “요즘은 전세 수요자마저 이사를 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는 바람에 일이 크게 줄어 다른 일거리를 찾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은 민생 안정과도 직결되는 만큼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산업은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고용자 수(고용유발계수)가 14.7명으로 제조업(6.8명) 서비스업(13명)보다 월등히 높다”며 정부의 적극적 대책을 요구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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