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70년 '최대 위기'] 일감 35% 끊겨…건설사 빈사상태

입력 2013-06-30 17:16   수정 2013-07-01 02:53

민간·공공·해외 '수주절벽'
건설업체 5곳 중 1곳 부실



취득세 감면 종료에 따른 부동산 ‘거래 절벽’과 미분양 누적, 4대강 담합과 건설비리 조사, 해외건설 저가수주에 따른 수천억대의 적자, 물량 급감과 부도업체 급증….

한국 건설업계의 현주소다. 외환위기 때보다 휠씬 심각한 ‘시계(視界) 제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이후 국가 경제의 탄탄한 ‘기둥’이었던 시절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부동산·건설시장 장기 침체와 건설 담합 등으로 건설인들의 자부심도 사라졌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이 1940년대 태동한 이후 7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쌍용건설 한일건설 STX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법정관리(기업회생)를 신청하는 바람에 업계순위 100위 이내 회사 중 21곳이 부실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사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공사 수주액은 16조514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5조4519억원)보다 35.1%나 급감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수천억원씩의 적자를 내는 등 부실공포에 휩싸였다. 올해 공사물량도 지난해(101조5000억원)보다 3.4% 줄어든 98조원으로 200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민간 주택건설이 감소하고, 정부도 공공공사를 축소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해외공사마저 줄줄이 적자를 내는 등 ‘껍데기 수주’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건설업이 고용창출과 경기진작 등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다”며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연착륙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도 일정 수준의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건설산업과 종사자들을 보호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종사자는 중개업 인테리어 등 연관산업을 합쳐서 236만명(지난해 통계청 기준)에 이른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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