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70년 '최대 위기'] '땜질식 처방으론 안된다'…공급·거래·세제 등 중장기 로드맵 세워야

입력 2013-07-01 17:00   수정 2013-07-02 00:19

부동산시장 활성화 제언
100조 PF사업 10%만 살려도…일자리 창출·내수부양 가능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사위기에 빠진 ‘건설산업 회생’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라고 주장한다.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고, 분양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을 우선 풀어야 할 과제로 꼽는다. 이 두 가지가 풀리면 고용창출과 내수경기 진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이라는 종합 처방약을 내놨지만 단기 효과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우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장기 정책 방향(로드맵)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손경환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대책은 시장 상황에 끌려가는 경향이 크다”며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등의 세율을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할 게 아니라 주거 및 거시경제 안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민간은 적정가격 책정과 품질향상에 주력하고, 정부는 임대주택 등 공공부문을 강화하는 방식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있는 사람들의 주택 구매는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고, 종합부동산세도 재산세로 합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급등기의 규제책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고 임대주택에 대한 세금 인하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융 위기 이후 수도권 매매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만큼 DTI와 LTV를 금융권 자율에 맡겨도 되는 상황”이라며 “전·월세난 지속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어서 민간 임대주택을 활성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사들의 공급을 유도하는 것도 시장 정상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표류 중인 수십조원 규모의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PF펀드를 조성, 민간 건설사들을 부도의 공포로 몰아 넣는 PF 지급 보증을 해결하는 것도 필요한 정책이라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여기에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공기관과 민간이 함께 추진한 공모형 PF 사업도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100조원에 달하는 공모형PF 사업의 10%만 정상화해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경기 진작은 물론 건설업 회생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건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김진수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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