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이상 금리 적용
취약中企대출 5.5%로 뚝…'우량' 비중 41%로 급증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을 몰아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중소기업 대출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돈이 필요한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 사이에서는 우량 중소기업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취약 중소기업 대출금 확 줄여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 5월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연 7%가 넘는 대출은 전체의 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중기 대출 수요가 가장 많았던 2008년 10월에는 연 7%가 넘는 대출 비중이 74%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연 7% 이상인 금액 비중은 금융위기 직후 최고점을 찍은 뒤 △2009년 1월 44% △2010년 1월 19.1% △2012년 1월 16.9% △2013년 5월 5.5% 등 계속 하락해 왔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 중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은 저금리기조가 지속된 탓도 있지만,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인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 연 7%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연 4~5% 금리를 적용하는 중기 대출 비중은 2011년 5월 18.1%에서 지난 5월 말 41.6%로 높아졌다.
은행들이 취약 중소기업을 외면한 대신 돈을 떼일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린 덕분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신동화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정부가 시중은행들에 중기 대출을 늘리라고 압박하자 우량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中企 고객 뺏기 쟁탈전까지
영업 현장에선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을 뺏고 뺏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을 뺏어오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신 내주거나 파격적인 금리를 앞세워 ‘대출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연 3%대의 파격적인 금리를 내세워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싹쓸이했다. 올초엔 우리은행이, 최근 들어선 국민은행이 우량 중소기업 쟁탈전에 가세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기 대출잔액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취약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과감하게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기 대출 쏠림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을 은행들에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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