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도 금리 올라
변동금리 대출자 촉각 곤두…고정금리로 전환 등 대응을
예금금리도 반등세
신한銀 지난달 0.2%P 올려…장기상품 위주로 전략 짜야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세가 상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적격대출은 물론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기존 대출 이용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대출이 필요한 경우라면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은행권은 대출 금리 인상에 이어 예금 금리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5년간 지속됐던 저금리 추세가 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예상이다.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이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장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단기 상품 위주로 갈아타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 전방위 상승
하나은행은 코픽스 연동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존 연 3.51~4.47%에서 연 3.54~4.58%로 올렸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도 연 4.48~5.98%에서 연 4.61~6.02%로 인상했고, 적격대출은 연 4.14~4.45%에서 연 4.31~4.75%로 올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의 상승을 반영, 대출금리를 올렸다”며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내렸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의 금리를 기존 연 4.46~6.63%에서 연 4.55~6.72%로 올렸다. 적격대출의 경우 연 4.27~4.72%에서 연 4.40~4.85%로 인상했다. 적격대출 금리 인상은 최근 국고채 금리의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연 4.33~7.32%→연 4.44~7.39%), 적격대출(연 4.06~4.36%→연 4.31~4.50%), 채움고정금리 모기지론(연 3.66~3.81%→연 3.91~3.95%) 등 주요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국고채 등의 시장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이에 연동되는 대출금리 또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상품인 ‘엘리트론’의 금리를 기존 연 4.84~6.64%에서 연 4.95~6.75%로 올렸다. 외환은행은 적격대출의 금리를 연 4.06~4.41%에서 연 4.41~4.68%로,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를 연 4.65~6.44%에서 연 4.70~6.49%로 인상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적격대출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연 4.14~4.21%에서 연 4.32~4.54%로, 기업은행은 연 4.13~4.68%에서 연 4.28~4.83%로 인상했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사상 최저 수준인 2.66%로 떨어졌지만 이후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은 가능한 한 빨리, 고정금리로
대출금리의 전방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신규 대출자는 물론 기존 대출자에게도 큰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연장해야 하는 기존 대출자나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주택담보대출자 모두 인상된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4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주택금융공사 양도분 포함)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9000억원에 달하지만, 이 중 고정금리를 적용받는 은행대출 비중은 22.0%에 불과하다.
그간 금리 인하 때마다 변동금리, 고정금리 대출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금리 인하의 혜택을 보지만 고정금리 대출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랬던 두 집단의 표정이 최근에는 정반대다. 가계대출의 78%를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 비교사이트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마음이 급해진 대출자들이 은행별 금리를 따져가며 눈치를 보는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상환수수료를 감안해도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확실해지면 당장이라도 갈아타기에 나설 기세다. 전문가들은 아직 금리 추이를 조금 더 살펴봐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골드클럽 PB부장은 “금리 상승세의 지속 여부를 지켜본 뒤, 변동금리 대출자는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등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금 금리도 들썩이기 시작
5년째 내림세를 이어가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따라 금리 산정기준 중 하나인 은행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 일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이 해당 상품의 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1월 이후 2년5개월 만의 일이다.
3년 만기 ‘민트정기예금’ 등 상품 5종의 금리는 연 2.7%에서 연 2.8%로 0.1%포인트씩 올랐다. 같은 상품의 4년 만기 금리는 연 2.9%로, 5년 만기는 연 3.0%로 각각 0.15%포인트, 0.2%포인트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예금 금리 기준으로 사용되는 금융채(은행채AAA)의 장기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은 은행권 예금 금리 인상의 신호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발빠르게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은행권이 예금 금리와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두고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통상 은행권은 금리변경 시 대출금리부터 손을 댄다”며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바닥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아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은 “기준금리의 영향이 큰 단기 상품보다 시장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장기 상품 위주로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상품은 향후 1~2년간 0.5%포인트가량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장기 상품 가입이 유리할 수도
그동안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았던 예금 생활자들은 금리 상승에 따라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말 기준 전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572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예금 금리가 평균 0.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이자수입은 2조8600억원가량 늘어난다.
장준영 외환은행 반포퍼스티지WM센터 PB팀장은 “만기가 긴 예금부터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장기 상품 위주의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예금은 금리 상승 추이를 감안해 가입 시기를 다소 늦추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가입한다면 만기가 3~6개월로 짧은 단기 예금에 넣었다가 금리 추이를 보면서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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