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업황과 엇갈린 재무지표가 혼선 초래
시장은 "건설업종 좋은 평가 내릴 때 아냐"
이 기사는 06월28일(05: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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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을 놓고 두 곳의 신용평가사가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한 쪽은 늘어난 빚 부담에 초점을 맞춰 나쁜 방향으로, 다른 쪽은 개선된 수익성에 무게를 둬 좋은 방향으로 등급을 조정했다. 지극히 불투명한 건설업황 탓에 신평사마저 기업 진단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7일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기존 'A+(부정적)'이었던 것을 'A(안정적)'로 조정했다. 버는 돈에 비해 빚이 너무 많다는 게 강등 이유의 골자다.
권기혁 한신평 연구위원은 "2010년 말 약 500억원에 불과했던 순차입금이 2011년 말 3900억원으로 늘어났다"며 "지난해 들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늘어났지만 설비투자 등으로 빚은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그림).
또 시멘트값 상승으로 현금흐름창출 규모가 커졌지만, 늘어난 차입금 규모를 고려할 때 기존의 A+ 등급을 유지하기엔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권 연구위원은 "2011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기 전 수준과 비교해 차입금 수준이 여전히 과중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9일 한일시멘트의 실적개선 추이에 초점을 맞춰 신용등급(A+)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복귀시켰다. 2012년 매출액 대비 EBITDA 비율이 12.6%로 전년의 8.1% 대비 4%포인트 넘게 좋아진 점에 주목했다.
늘어난 빚도 앞으로는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 한상훈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부터는 수익성 개선과 투자활동상 자금소요 축소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종 부도위험을 겁내 투자를 기피해온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상향보다는 하향 평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건설 관련 기업들이 채권단 관리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고평가된 신용등급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애널리스트는 "한일시멘트의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 과연 건설업종의 신용등급을 좋은 쪽으로 조정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냐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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